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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벨 그후> 제작 후일담이 아니라 상영 후일담이다

이상호, 안해룡 감독의 <다이빙벨>(2014)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이 구조 활동을 방기하고, 심지어 구조 활동을 방해했음을 폭로한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에 초청되자 부산영화제에 상영 취소 압박이 내려왔고, 당시 이용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좌천되고 지원이 삭감되는 등 영화제는 상영 강행으로 인한 후폭풍을 감내해야 했다. <다이빙벨>은 개봉 이후에도 멀티플렉스에서 상영과 대관이 거부되었다. 이상호 기자가 연출한 <다이빙벨 그후>는 제작 후일담이 아니라 상영 후일담이다. 초점은 세월호 진상규명에서 블랙리스트 문제로 옮겨지고, 박근혜 정권의 몰락으로 승리의 쐐기를 박는다.

영화는 박근혜 정권이 퇴진하기까지의 여정을 <다이빙벨>을 중심에 놓고 돌아본다. 그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 당시 비슷한 불이익을 받은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2013) 사태까지 건드리는 등 이야기를 확장한 측면은 납득할 만한다. 그러나 <다이빙벨>이 제기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마당에, 수뇌부가 구속되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를 상찬하고 승리에 도취된 서사로 마무리한 대목은 의아하다. 현재는 수사 진행 결과를 여전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며, 해결의 출발선 위에 섰을 뿐 진상규명이 완료된 것이 아니다. <다이빙벨 그후>는 <다이빙벨>을 제작하던 당시의 본령을 제작자 스스로가 망각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지는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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