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미있는 논픽션을 책과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접했다. 넷플릭스의 6부작 다큐멘터리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와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 <일본 VS 옴진리교>가 그것이다. 신흥종교와 관련된 이야기는 세기말에 넘치도록 많았다. 지상파에서 생방송으로 다미선교회가 주장한 휴거일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보도를 할 정도였다. 오쇼 라즈니쉬는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배꼽>의 저자이자 유명한 영적 지도자였는데,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는 그가 오쇼가 아닌 바그완이라는 이름을 쓰던 1981년, 미국 오리건의 앤털로프 지역으로 이주해 공동체를 세우고, 나아가 각종 ‘합법’(불법이 아니다)적인 수단을 동원해 앤털로프라는 시 이름을 라즈니쉬푸람으로 바꾸고, 세를 더 키우기 위해 결국은 온갖 불법(시내 샐러드바에 살모넬라균을 살포해 집단 식중독 발병)을 동원한 몇년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와 <일본 VS 옴진리교>는 공통점이 많다. 신흥종교가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이야기를 제법 자세하게 시간순으로 풀어낸 논픽션이라는 점에서.
옴진리교가 일으킨 지하철 사린 사건에 대해 무라카미 하루키가 <언더그라운드>라는 책을 통해 생존자를 중심으로 그 당시 상황을 담아냈다면, <일본 VS 옴진리교>는 공중부양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사진 한장으로부터 시작한 이 엄청난 사건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80년대 일본의 오컬트 붐(이후 한국으로도 관련 책들이 번역, 소개되었다)에서 시작, 가족을 비롯한 기존 생활과 단절하게 하는 기이한 출가제도, 고학력자인 신도들이 법적, 과학적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상황, 살인을 정당화하는 교주 아사하라 쇼코의 기이한 논리 등이 옴진리교의 여러 살인사건을 따라 설명된다. 이 책은 지하철 사린 사건뿐 아니라 그 시작부터 이후 종교법인 옴진리교 해산 명령과 파산 절차가 완료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다루고 있다. 빽빽하게 사건이 이어지는데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