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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라마칸> 소외된 자들에 대한 이야기

한때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근근이 살아가는 태식(조성하)은 후배와 노래방에 가서 노래방 도우미를 부른다. 네일숍을 차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수은(하윤경)이 태식의 방으로 들어가 태식과 만나게 된다. 태식은 술에 취한 수은을 강간하고 수은의 돈을 훔쳐 달아난다. 다음날, 함께 살던 현진(송은지)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배회하던 수은은 우연히 태식을 만나게 되고 태식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따지며 태식을 경멸하고 모욕한다. 여러 가지 일들로 분노에 가득 차 있던 태식은 수은의 욕설을 듣자 이성을 잃게 된다.

영화는 태식의 시점에서 사건을 보여준 후, 수은의 시점에서 사건을 다시 보여준다. 소외된 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철거와 재개발의 풍경 속에서 한국 빈곤층의 현실을 담아내려 한다. 이 영화는 숏을 무의미하게 남발하지 않는다. 숏마다 상징과 비유가 함축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언급되는 ‘다시 나올 수 없는 사막’이라는 의미의 ‘타클라마칸’은 수은과 태식의 공간인 철거가 끝난 황량한 마을과 겹친다. 또한 태식의 상처와 고통에 대한 클로즈업 그리고 수은과 태식의 구토 장면에 대한 응시 등은 관객을 불편하게 하지만 영화의 스타일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변화하는 순간이 없고,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과거를 읊는다는 점, 상징과 비유가 다소 투박한 형태로 표현된다는 점, 무엇보다 상징과 비유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현실의 모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다. 리얼리즘의 깊은 이상은 단순한 현실 모사를 통해서는 성취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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