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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행사
임수연 2018-03-16

반성하고 바꿔나가자

세상이 바뀌고 있다. 2016년 #영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부터 최근의 미투(#MeToo) 운동에 이르기까지 영화계에서 묵과해온 문제가 터져나오자 영화계에서 자성의 움직임이 등장했다.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단체가 설립된 것이다. (사)여성영화인모임이 운영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하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 3월 1일 개소했다(사진). 12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개소 행사 현장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하는 1부 행사에서 센터장을 맡은 임순례 감독이 인상적인 발언을 남겼다. “미투 운동이 거대한 다른 것을 덮기 위한, 진보 진영을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잡스러운 이론이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 여성과 관련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논리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것을 대단히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며 최근의 미투 공작설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2부 행사에서는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하고, 각계 관계자가 참석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또 다른 센터장을 맡은 심재명 명필름 대표의 진행으로 배우 문소리, 김선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법무법인 원의 원민경 변호사,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남순아 감독이 참석했다. 문소리는 “우리는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거나 암묵적 동조자였다는 것을 영화인 전체가 인정해야 한다. 몇몇의 문제가 아닌 전체의 문제임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영화계는 왜 유명 배우나 감독들은 미투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심재명 대표는 “한국 사회의 권력, 위계질서 문화의 특수성이 영화계에 더욱 심화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문화계 내의 뚜렷한 권력관계, 여성 영화인의 입지 등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훨씬 열악하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앞으로 영화산업 내 성폭력 예방교육 진행 및 피해자 지원, 성평등 영화정책 연구 및 실태조사, 정책 제안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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