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고에 입학해 연예인을 꿈꾸는 혜원(주가을)은 홀로 고향을 떠난다. 혜원이 서울에서 만난 또래는 어른보다 더 어른답게 가장한 얼굴에 지치고 짜증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기획사의 유명세, 데뷔 시기에 따라 같은 학급에서도 계급이 나뉘는 살벌한 교실. 사라(윤은지)는 악독한 매니지먼트 실장 계세기(민준호)에게 연예계 입문을 빌미로 친구들을 소개해주는 브로커다. 새아빠에게 학대를 당하던 은솔(송보배)은 사라의 소개로 계 실장을 만난다. 그는 “자리잡을 때까지 숙식을 제공하고 용돈도 주는” 좋은 삼촌을 소개해주겠다며 은솔을 팔아넘긴다. 돌아갈 집은 없고, 어른들은 폭력을 일삼는 환경에서 혜원을 비롯한 아이들은 계 실장을 중심으로 점점 더 혹독하게 엉켜간다. 고 장자연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연예계 지망생들이 처한 어두운 실태를 전반적으로 스케치하는 것에 가깝다. 성 상납, 성형 강요 등 돈 없고 힘없는 지망생들을 착취하는 전형적인 형태의 악덕을 오래 보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 중 누군가는 너무 손쉽게 죽음을 맞는다. 10대들을 유린하는 성인 남성을 묘사하는 방식에 관해 이제는 관음적 시선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현법의 필요성을 느낀다. 사회 고발을 표방하면서 짧은 치마를 입은 고등학생들이 아이돌 춤을 추는 모습을 자꾸만 전시하는 것 또한 불편한 지점 중 하나다. 흡사 <땐뽀걸즈>(2016)를 연상시키는 뽀얗고 맑은 화면으로 그 괴리는 더욱 커진다. 마지막에 종이비행기가 되어 하늘을 나는 편지 속엔 “꿈을 이루지 못했으면 승화시키자”라고 적혀 있어 더욱 절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