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에서 페루의 정글을 떠나 영국 런던에 도착했던 패딩턴(벤 위쇼)은 브라운 가족과 만나 우여곡절 끝에 행복한 런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 후 3년이나 지났건만 도시인으로서의 삶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처럼 보이는 그의 일상은 사실 엉망진창이다. 이발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도중에 손님의 뒷머리를 시원하게 밀어버려 해고당하고, 자신의 특기인 나무타기 전공을 살려 창문닦이 아르바이트에 도전하지만 언제 또 어떤 위기를 초래할지 몰라 매 순간이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하지만 패딩턴은 자신뿐만 아니라 골목 전체 이웃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없지만 그가 이토록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루시 숙모의 생일선물로 점찍은 희귀본 ‘런던 팝업북’을 구매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런던 팝업북’이 보물지도라는 것을 알아차린 한물간 연극배우 피닉스(휴 그랜트)가 이를 가로채기 위해 패딩턴을 절도범으로 둔갑시켜 법정에 세운다.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유쾌한 사건, 사고를 온몸으로 쏟아내는 패딩턴의 귀여운 매력은 1편에 이어 그대로 유지된다. 도시인으로서의 삶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패딩턴과 그를 대하는 이웃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 공동체로서의 성숙한 태도를 은근슬쩍 질문하는 태도 또한 보다 심화되었다.
한편 영화의 후반부, 도시 배경에서 교도소로 자리를 옮겨 패딩턴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을 보여주는 장면은 흡사 웨스 앤더슨 감독 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비주얼과 음악, 촬영의 조화를 보여준다. CG를 활용한 특수효과 비중도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되었고 런던 도심과 교도소, 도시 외곽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탈주 장면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각양각색의 액션이 펼쳐진다. 한편 사랑스러운 패딩턴 캐릭터를 처음 창조해낸 <패딩턴 베어>를 쓴 작가 마이클 본드는 이번 영화의 촬영이 종료되던 날인 2017년 6월 27일에 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