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신인 중 하나다. 2016년 데뷔작 《(O)》로 언더그라운드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다졌고 지난 1월 16일 발표한 차기작 《jon1》 역시 훌륭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음원 사이트의 댓글을 보면 “너무너무 좋다”는 격찬과 감동의 ‘ㅜㅜ’ 이모티콘이 가득하다. 스타 탄생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하지 않을까.
오존의 매력은 요즘 말로 ‘감성 터지는’ 몽롱함에 있다. 존 메이어와 언니네 이발관을 좋아하는 취향의 소유자에 걸맞게 심플한 기타 팝을 들려주는데, 리버브나 공간계를 잘 연출해 부유하는 아름다움이 꽉 차 있다. 공간감을 부풀리면 원음의 꼬리와 잔향이 증가해 여운도 길어진다. 《jon1》은 단순한 소리가 멀리 퍼질 때의 아름다움을 훌륭히 활용하고 있다.
요즘은 이런 ‘심플 앤 몽롱’ 사운드 컨셉이 각광받는다. 특히 알앤비로 눈을 돌리면 딘의 〈인스타그램〉, 지코의 〈She’s A Baby〉 등 숱한 히트곡을 찾을 수 있다. 일렉트릭 피아노의 심플한 사용도 가요계 전반에서 확연히 늘었다. 숨죽인 내향성을 표현하기 좋고 그래서 쿨하며, 공간감으로 감성을 증폭시키니 힙스터들의 감상용 음악으로 사랑받는 것 같다. 오존도 이런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솔로로 데뷔하기 전엔 ‘신세하 앤 더 타운’에서 기타를 쳤다. 오존과 신세하는 절친한 초·중·고 동창이라고 한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덕분인지 기타 키드의 음악에 알앤비 필과 전자음악이 깃들었다. 트렌드까지 껴안은 감성 인디 팝이다. 올해는 오존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