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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⑮] <탐정2>(가제) 이언희 감독 - 친근한 인물들의 모험담이 주는 힐링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8-01-08

<탐정2>(가제)

감독 이언희 / 출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서영희, 이일화 / 제작 크리픽쳐스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2018년

● 시놉시스_ 경찰을 그만둔 태수(성동일)와 지인에게 만화방을 팔아넘긴 대만(권상우), 두 남자는 탐정 사무실을 열었다. 야심차게 창업을 했지만 영업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아 경찰서에 일감을 따내기 위한 영업을 하러 간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임신한 약혼녀를 위해 과일을 사러갔다가 사라지고, 다음날 기찻길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경찰은 그 사건을 사고로 처리하려고 하고, 대만은 약혼자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여성에게 사건을 해결해주겠다고 명함을 건넨다. 그 여성이 대만을 찾아가 사건을 의뢰하고, 태수와 대만의 수사가 시작된다.

● 포인트 : 이언희 감독표 추리극의 재미_ 흥행에 성공한 전편의 명성에 기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전편만 한 속편이 없다는 속설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전 작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공효진, 엄지원 두 배우와 함께 좋은 호흡을 보여준 바 있는 이언희 감독이라면 성동일, 권상우 등 이미 검증된 콤비에게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끄집어내고, 이 둘의 가족사를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을 듯하다. 또 어릴 때부터 “<명탐정 코난> 시리즈 같은 추리극을 좋아”했고, “즐겁게 작업했다”고 하니 이언희 감독표 추리극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언희 감독

이언희 감독이 <탐정: 더 비기닝>(감독 김정훈, 2015)의 속편 연출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두 귀를 잠깐 의심했다. 전작 <미씽: 사라진 여자>(2016)도 일종의 추리극이긴 하지만 태수(성동일)와 대만(권상우) 두 가장이 티격태격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버디무비와는 톤 앤드 매너가 한참 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성감독으로서 꿈을 좇는 두 ‘아재’를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여름 59회차의 촬영과 편집을 일찌감치 끝내고 후시녹음(ADR)을 앞둔 이언희 감독을 만났는데, 그는 <탐정2>(가제)와 관련된 첫 인터뷰라 말을 아꼈다.

-차기작이 <탐정2>라니 좀 의외다. (웃음)

=의외라는 반응을 많이 들었다. (웃음) 전작 <미씽: 사라진 여자>(이하 <미씽>) 후반작업을 하는 동안 정종훈 크리픽쳐스 대표님으로부터 연출 제안을 받았다. <미씽>하기 전에 정 대표님과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했던 인연이 있다. 괜찮으면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주자는 심산으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재미있더라.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고 싶다고 연락을 드렸다.

-에너지 소모가 큰 작품이었던 전작과 달리 <탐정2>는 밝고 쾌활한 장르다.

=이 작업을 맡으면서 프로듀서와 제작자인 정 대표님에게, 내게 <탐정2>는 힐링 프로젝트고 작업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작업이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전작은 강대만과 노태수 두 남자가 티격태격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버디무비였는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게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이지 않나. 전편에서 캐릭터가 잘 구축된 까닭에 캐릭터를 크게 변형하지 않는 선에서 각색을 해야 했다. 특히 인물 각각의 가족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가장으로서의 고단함, 책임감과 그럼에도 꿈을 좇는 모습을 한데 그려내려고 했다.

-성동일과 권상우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하는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

=두 배우가 워낙 잘 맞아서 따로 건드릴 필요가 없었다. 전편처럼 즐겁게 만들자고 얘기를 나눴고, 그게 가장 큰 목표였다. 특히 상우씨가 대만을 자신의 실제 모습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라고 얘기해주었는데 현장에서 깜짝깜짝 놀랄 만큼 배우 스스로 지질하고 깜찍한 면모들을 잘 끄집어내주었다.

-<탐정2>에서 태수와 대만의 관계가 전편과 달라지는 부분도 있나.

=전편에서 태수는 대만의 추리를 신뢰하지 않고 귀찮아하는 편에 가까웠다. 속편에서는 태수가 대만을 인정하고 함께 가는 설정이다. 대만의 상상력(혹은 추리)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베테랑 형사 출신인 태수의 경험으로 사건의 포인트를 짚어내는 데서 두 남자의 ‘케미’가 발생할 것 같다. 그 맥락에서 대만에게 많은 대사를 주려고 했다. 또 한여름에 촬영했는데 배우들에게 긴팔 옷을 입기를 주문했다. 전편에서 대만이 반팔 옷 차림으로 설거지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팔뚝이 너무 근육질인 게 걸리더라. (웃음) 맨날 와이프에게 구박받고, 만화방에 처박힌 인물이 이렇게 근육질일 리가 없다 싶었다. 근육을 가리기 위해 영화 속 배경을 5월로 설정했고, 그래서 배우들이 더운데 고생을 많이 했다.

-전편과의 차이라면, 이광수가 연기한 여치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건데.

=여치는 <탐정2>의 화룡점정이다. 사이버수사대 출신으로, 경찰을 그만둔 뒤 사이버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는 힙스터다. 태수가 사건과 관련된 도움을 받기 위해 여치를 찾아가게 된다.

-현장은 어땠나.

=총 59회차 찍었는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즐거우면서도 힘들었다. (웃음) 촬영을 했던 2017년은 인생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신 해였다. 촬영 끝나면 어김없이 술을 마셨고, 술자리에서 오간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 전편에 비해 등장인물도, 공간도 많아 전국일주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범인에 대한 단서를 좀 알려달라.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르면서 당연히 타살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웃음) 이번 시리즈는 악당이 누구인가가 밝혀지는 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범인이 누구인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한 이야기고, 그 과정에서 추리를 하는 대만과 태수를 더 잘 보이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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