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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편집장] 2018년, 기대작 16편의 감독을 만났습니다
주성철 2018-01-05

가는 해와 오는 해의 교차랄까. 새해 들어 처음 작업한 <씨네21> 1138호는 지난해 말 개봉한 세편의 영화 <강철비>,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 <1987>에 대한 기획 대담으로 2017년을 마무리하고, 올해 새로이 만나게 될 16편의 기대작에 대한 특집 인터뷰를 실었다. 먼저 새해 벽두의 희소식이라면, 한국 극장가의 연간 영화 관객수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억명을 기어이 돌파했다는 사실이다. 이번호 김성훈 기자의 자세한 국내뉴스 리포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위의 세편이 나란히 개봉하기 전까지만 해도 2017년 관객수는 중·대형급 흥행작의 부재와 20~30대 관객층의 감소로 인해 전년도에 다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억명 돌파시점이 2016년보다 사흘 늦긴 했어도 최종적으로는 전년도 대비 284만명이 늘어나, 오히려 역대 최다인 2억1987만명을 기록했다. 또 한국영화로 한정할 때 한국영화 관객수는 1억1390만명으로 6년 연속 1억명대를 유지했고, 한국영화 점유율로는 53%로 7년 연속 절반을 넘었다. 1년이 지나 2018년도 위 지표들이 차례로 6년, 7년, 8년 연속으로 기록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신과 함께>가 올해 첫 ‘천만영화’의 주인공이 되면서 이번호에 <강철비> <신과 함께> <1987> 세편에 집중한 김소희, 송형국, 안시환 평론가의 긴급 비평 대담을 가졌다. 진행을 맡은 송경원 기자의 지적처럼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들이 겨울 시장에서 맞붙어 관객의 고른 선택을 받은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소회라면 한국 관객이 역시 ‘실화’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1987> 외에도 <강철비>는 충분히 현실 가능한 남북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또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라는 가사 자체가 너무나도 의미심장한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노래 삽입까지, 사실상 근미래의 실화처럼 다가오는 영화다. 아이러니하게도 <신과 함께>는 그보다 더하다. 소방관 자홍(차태현)은 최근 제천 화재참사는 물론 이국종 교수의 신화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까방권’을 얻은 몇 안 되는 캐릭터의 현현이다. 영화 속 핵심 사건인 군 의문사 사건 또한 그러하다. 묘하게도 세편 중 본격적인 CG 판타지를 표방한 <신과 함께>가 20~30대 관객에게 오히려 <1987>보다 더 실화처럼 다가오는 이유가 뭘까. 아무튼 이번 대담은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여러 화두를 던져주었는데, 개인적으로는 <1987>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SNS상에서 이런저런 논란을 낳은 <1987>에 대해 “이 영화가 배제한 것으로 비판받을 영역은 여성이 아니라 차라리 일말의 엘리트주의인 것 같다”는 김소희 평론가의 지적이 가장 여운이 남는다. 주의 깊은 정독을 권하는 바이다.

끝으로, 올해 개봉이 예정된 16편의 기대작 인터뷰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강형철, 김광식, 김병우, 김성훈, 노동석, 변혁, 연상호, 우민호, 윤종빈, 이병헌, 이언희, 이준익, 이지원, 임순례, 장재현, 한준희 감독을 만났다. 거의 모두 최초 공개인 만큼 2018년 한국영화의 지형도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누군가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텐데, 그들과의 만남도 곧 소개할 생각이다. 그런데 역시 이지원, 이언희, 임순례 감독 등 여성감독을 3명만 포함시킬 수밖에 없었던 게 가장 아쉽다. 특히 이지원 감독의 <미쓰백>의 경우 16편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배급사가 결정되지 않았다, 시장의 냉정한 현실은 새해에도 변함없어 보이지만 <씨네21>은 올해도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진짜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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