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를 좋아했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서, 샤이니라는 그룹이 한국에서 더 넓은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 또한 지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라디오 출연을 통해 종현이라는 친구를 만났다. 이후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푸른밤 종현입니다>의 코너 원고를 맡게 되면서 조금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변에 다음과 같이 종종 물어봤다. “종현이는 어떤 친구예요?” 맹세컨대, 이 질문에 부정적인 뉘앙스의 답변이 돌아온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여러분은 지금 <배순탁, 생선 김동영의 하라는 음악은 안 하고>를 듣고 계십니다.” 그는 나와 생선 작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의 소개 문구도 기꺼이 녹음해줬다. 매 회 그의 음성을 플레이하며 함께 환호했던 추억이 이제는 슬프게 느껴진다. 그래. 원망 비슷한 것도 했었지. 아이돌 음악은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미리부터 재단하고 폄하하는 사람들. 드물게 그렇지 않은 사람들, 나에게 가끔씩 “아이돌 음악 중 누굴 먼저 들어볼까요?”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내 영순위는 언제나 샤이니와 종현의 솔로 음반이었다. 치열하게 음악을 하면서도 라디오 DJ로서 최선을 다했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배려를 잊지 않았던 한 젊은이가 세상을 떠났다. 그가 만든 노래 중 <Lonely>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White T-Shirt> <할렐루야> <데자-부> <하루의 끝> 등은 솔로곡 중에서도 내가 특히 애정했던 목록들이다. 섬세하면서도 여린 감수성을 지녔던 그에게 세상은 너무 무거운 짐이었나 보다. 부디 그곳에서는 훌훌 털고 쉬기를. 내 온 진심을 다해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