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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느낌> O.S.T, 드라마를 닮은 음악

요즘 1990년대 한국 드라마를 다시 보고 있다. 얼마 전 <파랑새는 있다>를 다시 봤다. 최근의 한국 드라마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정서와 색깔을 지닌 작품이었다. 차력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다음으로 다시 본 건 <느낌>이다. <모래시계> 전의 이정재, ‘더 블루’ 시절의 손지창김민종, 스무살의 우희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류시원이본이 출연한 1994년 드라마. 23년 전엔 몰랐는데 미장센이 대단한 작품이다. 특히 3형제의 집 내부는 그 당시에 얼마나 세련되게 보였을지 짐작이 간다. 드라마 속 손지창의 패션이 유행을 돌고 돌아 올해의 브루노 마스가 입은 옷이 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다.

이 드라마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운드트랙이다. 모두가 주제가 <그대와 함께>를 기억한다. 언! 언! 언제까지나~~! 하지만 사운드트랙 전체를 들어본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얼마 전 이 앨범을 LP로 구해 듣고 있다. 총 8곡이 수록돼 있고 중복되는 노래가 조금 있다. 예를 들어 <그대와 함께>는 멜로디만 보존한 채 편곡과 템포를 바꿔 애절한 발라드 <그대 없이는>으로 다시 수록했고, 메인 테마 <느낌>은 가사 버전과 허밍 버전이 동시에 담겨 있다. 크레딧을 보니 내가 흥얼거리던 멜로디는 대부분 (젊은) 김형석의 솜씨였다. 한편 당시의 정서를 가득 머금고 있지만 동시에 앞서 나가는 젊음의 느낌을 준다는 면에서 이 앨범은 공일오비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와 사운드트랙이 서로 완벽하게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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