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의 정상화를 향한 반가운 움직임일까, 답보 상태의 재확인일까. 지난 12월 5일 오후 2시,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제3차 이사회가 열렸다. 영화제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의 공백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이번 이사회에 구성원 16명 가운데 이사 12명과 감사 1명이 참석했다. 이날 이사회의 안건은 분명했다. 내년 2월 정기총회에서 예산, 결산 심의를 하는 등 영화제 준비를 차질 없이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제대로, 시급히 선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 이날 이사회를 통해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이은 한국제작가협회 회장, 채윤희 여성영화인모임 이사장, 최윤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 등 5명이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위원회가 내년 1월 중순까지 후보를 찾는 주도적 역할을 맡기로 했다.
인사추천위원회는 향후 인사 추천의 구체적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이사회의 의견이 영화제 정상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방법인지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동호 전 이사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체제에서 마련된 기존 이사회 구성원에 대한 효력 여부부터 문제다.
현재 부산영화인연대와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등이 모인 부산지역 영화단체 대표자 모임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일련의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과 평가”와 “미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범영화인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사회가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누가 봐도 마땅한 인재가 이사회를 통해 선정된다는 보장이 없고, 편향적인 인사로 처리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은 “자칫 부산과 서울, 또는 부산과 영화인의 대결 구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갈등을 완충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