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피가루의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가 원작으로, 영화는 미제사건을 추적하는 두 콤비의 활약을 그린다. 젊지도, 능숙하지도 않은 둘의 조합이 때로 코믹하게, 때로 훈훈하게 불러일으키는 케미스트리가 꽤 흥미롭다. 계단 추격전에서는 “염병, 힘들어죽겠어”라고 아픈 다리를 끌고 가고, 액션 신에서는 화려한 발차기를 보여주는 대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필요형 액션’을 선보인다. 휴먼드라마로 소비되던 노년층이 아집 대신 변화를 수용하고, 사건 해결에 앞장서는 능동적인 캐릭터로 묘사된다는 점이 극적 재미.
후반부 거듭되는 반전장치가 주는 피로감과 다소 설명이 부족한 인과관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가진 매력은 풍부하다. 특히 가상의 소도시 아리동을 구현한 목포 로케이션과 오래된 연립주택의 미술적 구현, 부감으로 훑어나가는 촬영 등의 색다르고 감각 있는 묘사가 인상적이다. 백윤식, 성동일, 천호진 세 배우가 극의 전체를 관통하는 노련한 연기로 이 설정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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