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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당신의 눈에 담고 싶은 라스트 씬
임수연 2017-11-22

배리어프리영화의 테스트 상영 자리. 한때 잘나가던 포토그래퍼였지만 사고로 시각을 잃어가고 있는 마사야(나가세 마사토시)는 영화를 본 후 음성해설에 피드백을 주는 모임에 참석한다. 그는 그날 처음 얼굴을 본 내레이터 미사코(미사키 아야메)의 해설을 냉정하게 비판한다. 너무 과도한 설명은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마사야의 지적을 수용해 미사코가 내레이션을 수정하지만, 여백이 지나치게 많아 아무런 감정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반응이 되돌아온다. 그렇게 시행착오 끝에 적절한 음성해설의 선을 가늠하는 과정처럼 서로를 경계하던 두 사람은 점차 마음을 열어 소통하게 된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음성해설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이자 또 다른 예술을 만드는 매개체다. 음성해설을 둘러싼 초·중반의 이야기는 장애가 예술 수용의 장벽이 아닌 다른 방식의 그것을 가능케 함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마사야의 사진에 얽힌 에피소드는 예술 창작의 본질에 대해 묻는다. 사진은 시간을 잡아두는 예술이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마사야의 사진은 여전히 어떤 순간을 포착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게 한다. 그렇게 <빛나는>은 사진을 통해 소통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두 사람의 시간을 기록하는 영화라는 예술이 된다. 중반 이후 영화의 주제가 마사야와 미사코의 로맨스로 좁혀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다소 아쉽지만, 무언가를 기록하고 감상하는 행위가 타인과의 소통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가와세 나오미의 태도는 전작들보다 명징해졌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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