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 리그> 촬영장의 잭 스나이더 감독과 갤 가돗(오른쪽부터).
DC는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을 시작으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수어사이드 스쿼드> <원더우먼> 그리고 <저스티스 리그>에 이르기까지 경쟁사 마블이 그러했듯 많은 슈퍼히어로영화를 하나의 우주관 안에 묶는 작업을 착착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감독과 시나리오작가, 배우들이 확정돼 개봉 시기까지 조율을 끝마친 프로젝트는 3~4편이다. 2018년 12월에 공개될 제임스 완 감독의 <아쿠아맨>, 데이비드 샌드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고 드웨인 존슨이 출연하는 <샤잠>, 2019년 11월에 공개될 패티 젠킨스 감독과 갤 가돗의 두 번째 협업 <원더우먼2>, 아직 제작진은 미정이지만 제작은 확정된 <사이보그>와 데이비드 고이어 감독이 각본을 맡는 <그린랜턴군단> 등이 현재 공개된 향후 프로젝트다. <원더우먼2> 정도를 제외하면 캐릭터 인지도가 높지 않은 이들이 주인공이라서 DC가 넘어야 할 흥행 장벽은 꽤 높다. 이번 <저스티스 리그>가 얼마나 화제에 오를지에 따라서 이 영화들의 제작 변동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을 것 같다. 개봉 시기는 미정이지만 이어서 추진 중인 작품으로는 조스 웨던 감독이 연출할 <배트걸>, 맷 리브스 감독이 연출할 배트맨 솔로 무비 <더 배트맨>, 데이비드 고이어 감독이 연출할 <고담 시티 사이렌>, 크리스 매케이 감독이 연출할 <나이트웡>, 개빈 오코너 감독이 연출할 <수어사이드 스쿼드2> 등이 있다. 오히려 배우들이 미확정인 프로젝트의 구성이 참신해 보인다. 벤 애플렉의 출연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던 배트맨의 또 다른 단독 주연 영화도 이전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연출 방향을 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만화와 장난감 등으로 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트맨의 사이드킥 출신 캐릭터 나이트윙의 단독 주연 영화 역시 다양한 배우가 후보로 거론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DC의 인기 빌런 캐릭터인 블랙 아담, 데드샷, 데스스트로크, 할리 퀸과 조커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개별 영화도 줄줄이 추진 중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 마블과 확실히 다른 점을 하나 꼽자면 DC의 캐릭터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악당 캐릭터가 끝없이 등장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같은 DC의 영화 전략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이후 새롭게 설립된 DC필름의 탄생 이후 급격하게 가시화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DC필름은 DC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DC의 최고 책임자인 제프 존스가 수장으로 있는 회사다. 쉽게 말해 DC필름은 마블 스튜디오처럼 영화화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데 코믹북 시나리오작가 출신인 대표 제프 존스는 공교롭게 경쟁사 마블 대표인 케빈 파이기와 동갑이다. 2016년부터 DC의 수장이 되어 DCEU 전체의 그림을 총괄하고 있는 제프 존스는 캘리포니아에서 만화책 소매점을 운영하면서 스토리 창작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건 독자적인 단행본 출간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저스티스 리그>의 아웃라인은 사실상 잭 스나이더와 제프 존스의 멋진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2011년에 짐리와 같은 유명 만화가와 함께 DC의 세계관 리부트 프로젝트인 ‘뉴52’ 버전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원작인 저스티스 리그 팀에서 핵심 멤버인 그린랜턴을 과감하게 제외하고 새롭게 시작한 것도 그가 구상한 ‘뉴52’ 기반의 전략이다. 이제 DC의 히어로 제프 존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