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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⑩] 방영 앞둔 신작들: 왕가위 <통 워즈>, 박찬욱 <더 리틀 드러머 걸>
김현수 2017-11-13

한국 감독도 드디어!

스티븐 소더버그

박찬욱(사진 손홍주)

영화감독들의 TV드라마 제작 진출은 사실 어제오늘 일어난 신기한 일은 아니다. 수많은 감독들이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작업해왔는데 최근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의 스트리밍 업체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영화감독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졌다. 여기에 가세해 최근 애플TV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영입해 <어메이징 스토리> 제작을 발표했다. 1980년대 미국 <NBC>에서 방영된 <어메이징 스토리>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애플은 여기에 5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리즈 위더스푼, 제니퍼 애니스톤 주연의 드라마도 준비 중이라고 발표해 드라마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일찌감치 마틴 스코시즈 감독을 영입해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와 거의 20여년 만에 재회하는 <아이리시맨>을 제작 중이다. 1975년을 배경으로 전미트럭운송조합 소속인 지미 호파(알 파치노)의 실종, 살인사건에 연루된 ‘아이리시맨’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니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여기에 조 페시, 잭 휴스턴, 안나 파킨 등이 출연한다. 현재 12월까지 촬영을 마치고 2018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이 영화는 스코시즈 감독에 따르면 <좋은 친구들>이나 <카지노> 같은 영화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듯하다. 스코시즈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나이 들어버린 남자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회고하면서 끝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가는 이야기”라고 한마디로 요약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아이리시맨> 공개 전에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제작을 맡고 <툼스톤>(2014)의 스콧 프랭크 감독이 연출한 TV시리즈 <갓리스>도 선보인다. 1800년대 뉴멕시코의 광산마을을 배경으로 악명 높은 범죄자 프랭크 그리핀(제프 대니얼스)과 일당이 배신자 로이 굿(잭 오코넬)을 추격하는 이야기로 11월 22일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갓리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최초의 서부극 드라마다.

왕가위(사진 손홍주)

아마존 스튜디오는 최근 왕가위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왕가위 감독은 아마존과 손잡고 <통 워즈>를 연출할 예정. 언제나 신중하게 차기작을 고르던 감독이라 그의 TV드라마 진출 소식은 꽤 놀랍다. 그가 연출할 <통 워즈>는 19세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중국계 미국인들이 매춘과 마약 등 범죄 세계에 연루되는 과정을 그린다. 왕가위 감독은 “중국계 미국인이 처음 미국에서 겪는 이야기를 소재로, TV드라마 연출이 처음인 영화감독이 맡는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라며 연출을 맡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성훈(사진 오계옥)

물론 국내에서도 TV시리즈로 자리를 옮기는 감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은 김은희 작가와 함께 넷플릭스와 손잡고 드라마 <킹덤>을 촬영 중이다. 조선 왕세자가 의문의 역병을 조사하다가 나라를 뒤흔들 음모를 밝혀내는 이야기다. 류승룡, 배두나, 주지훈 등이 출연을 확정짓고 촬영 중이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영국 <BBC> 드라마 <더 리틀 드러머 걸>의 연출을 맡기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영국 작가 존 르 카레가 1983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이 원작인 <더 리틀 드러머 걸>은 재능이 뛰어난 미국 배우 찰리와 팔레스타인 테러조직의 일원인 요제프가 겪게 되는 비극적인 첩보작전과 사랑을 담은 이야기다. <레이디 맥베스>로 호평받은 플로렌스 퓨가 주연을 맡는다. 총 6부작으로 완성될 드라마는 내년 1월 촬영이 시작되며, 방영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감독들이 선보일 드라마는 점점 많아질 것이다. 다 챙겨보고 싶은 팬들의 시간이 부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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