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로직의 싱글 <1-800-273-8255>는 발매된 지 6개월이 지난 노래다. 하지만 최근 ‘역주행’하며 빌보드 싱글 차트 3위까지 올랐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의 퍼포먼스다. 일단 이 노래의 제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800-273-8255’는 미국의 ‘자살 방지 핫라인’이다. 로직은 이 노래에서 자살 충동을 극복하고 삶에 희망을 다시 걸어보기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퍼포먼스에는 여기에 두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1)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아난 사람 50여명이 무대 위에서 로직과 함께했다. 그들의 티셔츠에는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2) 로직이 노래 후반부에 음원에는 없는 ‘연설’을 했다. “주류매체가 외면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신건강, 불안, 자살, 우울증 그리고 인종차별, 성차별, 가정폭력, 성폭력 같은 것에 대해 말이죠. 저는 당신이 백인이든 흑인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기독교인이든 모슬렘이든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저에겐 아무 상관없습니다. 저는 당신의 평등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태어났지만 평등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것이 우리가 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략)” 솔직히 나는 이 노래가 예술적으로 훌륭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노래 덕분에 수많은 사람의 삶이 다시 시작되었다는 것은 확실히 안다. 이 엄숙함 앞에서, 나의 ‘음악적 평가’ 따위는 잠시 넣어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