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잠실에서.’ 국내 EDM 페스티벌의 흥행 공식이 된 듯하다. 9월 22일부터 3일 동안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월드 클럽 돔 코리아 2017은 역대급의 화려한 라인업을 갖추고도 예상 밖으로 흥행이 부진했다. 가장 사람이 적었던 첫째 날은 피크 타임을 제외하곤 행사장 전체가 한산했다. 무려 6개 스테이지가 동시에 운영됐으나 어떤 곳은 민망할 정도로 휑했다.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된 월드 클럽 돔은 현지에선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 중이다. 본사 섭외력 덕분에 카이고, 아민 반 뷰렌, 마틴 개릭스, 올리버 헬덴스 등 ‘모시기 힘든’ 대형 헤드라이너를 잔뜩 데려왔으나 인천이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 UMF, 하이네켄 스타디움 등 메이저급 EDM 행사가 다 마친 뒤여서 ‘그래도 또 가는’ 관객도 적었다.
EDM 팬도 적고 그마저도 서울 관객 위주로 공략해야 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페스티벌은 엄청난 돈이 드는 사업이다. EDM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관객이 적은 한국에서 여러 페스티벌이 흑자를 내며 경쟁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월드 클럽 돔 코리아는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체감했을 것이다. 입소문이라도 나야 2회 흥행이 기대될 텐데 그마저도 아니어서 전망은 더 어둡다. 초대형 음향 사고가 발생해 5분 가까이 음악이 멈췄고, 국내 DJ를 홀대해 평판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운영이 엉망’이라는 이미지가 널리 퍼졌다. 2회 때 ‘아주’ 잘해야 겨우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