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땅콩가게를 평정한 리버티공원 식구들은 고소한 폭식 속에서 야생의 습성을 잃어간다. 어느 날 땅콩가게가 폭발로 사라지고 설상가상으로 탐욕스런 시장이 공원에 놀이동산 개발을 시작하자 동물 식구들은 순식간에 거처와 먹거리를 잃고 만다. 다람쥐, 두더쥐, 생쥐와 유기견 등 동물 식구들은 리버티공원을 사수할 수 있을까.
<넛잡2>는 10살 미만으로 타깃을 분명히 한 가족애니메이션이다. 배우 윌 아넷과 캐서린 헤이글이 <넛잡: 땅콩 도둑들>(2014)에 이어 목소리 연기를 이어간다. <슈퍼노바 지구 탈출기>(2013) 감독이자 <호튼>(2008), <미니언즈>(2015) 제작진이던 캘런 브런커 감독이 합세해 전작보다 일견 친근해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뜬금없던 싸이의 말춤 엔딩과 ‘애니 국뽕’을 강조한 마케팅이 일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 전작 <넛잡: 땅콩 도둑들>은 다국적 자본과 인력이 가세된 중간 규모 애니메이션이었다. 2편에서는 미국과 한국 제작진의 협업에 중국 자본이 더해졌고, 무협의 대가인 도시쥐 펭의 목소리로 성룡이 나섰다. 북미와 동아시아 시장을 고려하여 스토리에 오리엔탈 무드도 더했다. <넛잡2>는 정크 푸드에 찌든 미국적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바른 정치적 리더십을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구조가 단순하고 교훈성도 평이하지만 맛깔나는 대사와 다양한 슬랩스틱적 재미가 한층 더해진 건 분명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강력하고 귀여운 도시쥐 펭의 등장인데, 아마도 <넛잡>의 차기 스핀오프작의 주인공은 펭이 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