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상반기의 힙합 노래’로 <N분의 1>을 꼽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볼멘소리를 하는 게 들린다. “이 노랜 너무 유명하잖아. 음악 별로 안 들었구나? 뻔한 걸 뽑으면 어떡해.” 물론 이 노래가 유명한 건 알고 있다. 얼마 전에 끝난 <쇼미더머니6>에서 가장 인기를 끈 노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것을 가지고 누구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진정한 통찰이라는 걸 넌 끝내 모르겠지.
<N분의 1>은 흡사 제이 콜의 <Note To Self>를 연상시킨다. 제이 콜은 이 노래에서 동료 래퍼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15년 전에 우린 형들을 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고 했지. 그런데 지금 우리가 그 자리에 올라와 있잖아. 그러니까 이 모든 건 사랑이라는 걸 보여줘야지. 사람들은 우리가 서로 디스하고 싸우길 원해. 하지만 우린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우린 계속 같이 갈 거야.” 에이셉 로키의 다큐멘터리에도 비슷한 대사가 나온다. “요즘 젊은 래퍼들이 하는 생각은… 우리끼리 서로 도와줘서 다 대박내자는 거야.” 미국의 젊은 래퍼들이 힙합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광경은 <N분의 1>을 통해 한국에서도 전파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노래의 주체들이 의도했든 아니든 나에게는 그렇게 해석된다. “이 판을 먹어치워 가볍게/ 그다음엔 사이좋게 나눠내/ 여긴 경쟁이 아니야/ 나눠먹는 거지 우리끼리.” 이 노래에 있는 것은 야망, 긍정적 태도, 좋은 기운, 화합이고 없는 것은 시기, 반목, 나쁜 기운이다. 여전히 힙합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지만 나에게 힙합이란 늘 삶의 의지를 북돋아주는 음악이었다. 이 노래 역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