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가 입수해 지난 7월에 공개한 국정원 보고서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씨네21>은 ‘통영의 딸 구하기 운동’과 보수단체 사이의 수상한 관계에 대해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또한 ‘통영의 딸 구하기 운동’에 직접 관여했음이 증명됐다. <세계일보>가 입수해 지난 7월 공개한 국정원 문건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에 따르면 국정원이 2011년 10·26 재보궐 선거 직후 보수 진영에 적합한 인물, 사건, 문화 콘텐츠 영역을 확대해 이슈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통영의 딸 구하기’와 같은 국민적 공감대 확보와 보수 진영 철학 전파에 유리한 의제를 적극 발굴·이슈화하여 트위터 공간의 여론 건전화를 선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의 딸은 서독에서 가족과 함께 월북했던 오길남 박사의 부인 신숙자씨와 두딸 혜원·규원씨가 북한에 끌려가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사연으로, 소설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으로도 출간됐다. 2011년 6월부터 ‘통영의 딸 구하기 운동’이 들불처럼 번진다. 이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 ‘기회평등 학부모연대’ 등 예닐곱 단체들이 연결된 것이 드러났다. 특히 국정원 민간인 댓글부대 알파팀의 김성욱 팀장이 대표로 있던 ‘한국자유연합’도 ‘통영의 딸 구하기 운동’에 앞장섰던 사실을 <씨네21>이 단독 확인했다. 게다가 신상한 전 한국벤처투자 전문위원이 SH필름 대표 시절인 2011년 10월 17일 소설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의 판권을 구매해 영화화를 시도한 바 있다. 이 문건을 두고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개인의 정신과 사회의 문화를 강제적으로 개조할 수 있다고 믿는 반민주적 정권의 민낯”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2년 총선·대선(19대 국회의원 선거·18대 대통령 선거)을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역량을 총동원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장악해야 한다’는 취지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