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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미국 코미디 조명한 다큐멘터리 <히스토리 오브 코미디>

코미디의 역사는 우습지 않다

<히스토리 오브 코미디>

24시간 뉴스 채널 <CNN>이 선보인 8부작 다큐멘터리, <히스토리 오브 코미디>가 조용한 반향을 얻고 있다. 이 시리즈는 미국에서 코미디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뒤 많은 방송 프로그램의 방영 일정이 변경되었다. <히스토리 오브 코미디>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2월부터 세편의 에피소드를 방영한 뒤 7월에서야 나머지 방영분을 방송할 수 있게 되었다.

<히스토리 오브 코미디>는 에피소드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 금기를 깨부숴나갔던 코미디언들- 레니 브루스와 조지 칼린, 리처드 프라이어, 존 리버스- 의 이야기를 다룬 <F**king Funny>, 여성 코미디언들의 활약과 여전히 이들이 직면해 있는 한계에 대해 다룬 <The Funnier Sex> 등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생활과 사회상을 접목시킨 시트콤과 청소년 코미디영화의 발전, 뉴스 헤드라인에서 영감을 받은 <레이트 나이트> 토크쇼와 스케치 코미디 쇼, 신랄한 정치 비판과 풍자 코미디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하지만 이중 가장 눈길을 끈 에피소드는 여섯 번째로 방영된 <Spark of Madness>로, 이 에피소드는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코미디언들의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이나 알코올·마약 중독, 자살 등을 다뤘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로빈 윌리엄스나 리처드 프라이어, 조너선 윈터스, 크리스 팔리 등의 모습을 자료 화면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에피소드에서 패튼 오스월트는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을 전쟁에 비유하며 이 세계에는 “완벽한 승리가 아니면 참담한 패배만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연 당시 느꼈던 긴장 상태나 행복감, 희열을 유지하려고 술이나 마약으로 관심을 돌리는 코미디언들이 많다고. 미국 팝컬처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코미디의 역사를 진솔하고 심도 있게 조명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히스토리 오브 코미디>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