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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암고양이들>, 돈도 필요하지만, 우린 사실 사랑이 필요해!
김보연 2017-07-26

마사코(이하타 주리)와 리에(미치에), 그리고 유이(마우에 사쓰키)는 돈을 받고 남자와 섹스를 하며 살아가는 여성들이다. 이들은 같은 ‘회사’에 소속된 동료이지만 삶의 조건이나 고민거리는 각자 다르다. 마사코는 살 집이 없어 단골의 집이나 24시간 PC 카페에서 잠을 자고, 리에는 최근 자신을 계속 지명하는 할아버지 손님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리고 싱글맘인 유이는 일을 나갈 때마다 어린 아들을 남의 손에 맡겨야 한다.

<흉악: 어느 사형수의 고발>(2013) 등을 연출했던 시라이시 가즈야 감독의 <암고양이들>은 영화사 닛카쓰의 ‘로포리 프로젝트’(로망포르노 리부트 프로젝트) 중 한편이다. 로망포르노의 전통을 새롭게 계승하기 위해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섹스를 소재로 삼아 현대인의 삶과 욕망을 다양한 관점에서 묘사하려 한다. 그리고 <암고양이들>은 이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다. 무엇보다 영화는 주인공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이들은 타인과 소통하고 싶어 하지만 막상 그 기회가 왔을 때는 제대로 된 방법을 몰라 곤란해한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영화 내내 섹스를 통로 삼아 타인에게 손을 뻗는다. 물론 그 시도가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다시 만나자’고 용기 내어 말을 걸거나 타인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등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작은 감동을 준다. ‘암고양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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