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마스에게 마이클 잭슨의 색깔이 있다는 건 굳이 그의 팬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는 처음이다. ‘따라했다’거나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좋아서 브루노 마스가 정말 제2의 마이클 잭슨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상상해보게 된다. 특히 <Love Never Felt So Good>의 애틋한 부드러움을 닮았다.
원곡은 이렇게까지 ‘마잭’의 향이 강하진 않았다. ‘베이비페이스가 작곡했나?’ 싶은 1990년대 R&B 느낌과 그즈음 나온 마이클 잭슨의 발라드가 뇌리를 스칠 뿐이었다. 그런데 리믹스를 맡은 데이비드 게타가 30% 정도였던 느낌을 80%로 부풀렸다. 내재된 씨앗 중 하나를 잎이 무성하게 키웠다. 아까 말한 <Love Never Felt So Good> 스타일을 잔뜩 주입했다.
게타 버전은 원곡을 뛰어넘는다. 원곡의 핵심인 보컬 파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출중한 댄스 비트를 추가해 대중성을 더했다. 이 버전이 더 쉽고 듣기 편하다. 추가한 비트도 게타 스타일의 EDM이 아니다. R&B에 잘 어울리는 비트다. 그 밖에도 스트링과 토크 박스를 활용해 최근 브루노 마스가 추구하는 복고풍과 동떨어지지 않게 편곡했다.
원곡을 적절히 품으면서 플로어의 대중성을 더하는 것, 그게 댄스 리믹스의 정석이다. 최근 해체 수준으로 원곡을 뒤엎는 리믹스가 많다. 정석보다는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성의 시대가 되면 정석이 그리울 때가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며 그런 경험을 했다. 잘 만든 리믹스가 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멋진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