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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얼>, "나와 똑같이 생긴 놈이 나타났다"
김성훈 2017-07-05

장태영(김수현)은 거대 카지노 시에스타를 운영하는 야심만만한 사업가다. 범죄 조직 보스 조원근(성동일)이 그의 앞에 나타나 카지노 사업권을 요구한다. 장태영은 곤혹스러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카지노에 자금을 투자해줄만한 투자자들을 찾아나선다. 한편, 신경정신과 박사 최진기(이성민)는 장태영의 해리성정체장애를 치료하고 있다. 진료를 받을 때마다 장태영은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고, 최진기는 장태영에게 완치를 약속한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투자자(김수현)가 나타나 자금 문제를 해결해주는 동시에 조원근도 처리해주겠다고 제안한다. 투자자는 이름도, 외모도 장태영과 똑같다.

<리얼>은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 같다. 이야기의 얼개를 요약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서사 전개는 출구 없는 미로 같다. 장태영의 분열된 자아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까닭에 서사는 김수현의 연기에 힘겹게 기대어갈 수밖에 없다. 분장의 도움을 받고 목소리에 기름칠을 한 채 온몸을 내던져도 김수현은 물에 빠진 연출을 구출하지 못한다. 허우적거리는 서사와 의욕만 넘치는 김수현을 보니 안쓰럽고 쓴웃음만 나올 뿐이다. 특히 장태영이 조원근의 조직원들과 사투를 벌이는 영화의 후반부 액션 신은 아드레날린을 마구 뿜어내다가 현대 예술로 승화되는 경지까지 다다른다. 성동일, 이성민, 최진리, 조우진 같은 명배우들의 연기를 한데 담기엔 그릇이 턱없이 작다. 결국 이 영화는 해리성정체장애를 설정한 뒤 굉장히 어렵게 풀어나가다가 결국 수습하지 못하고 산으로 간다. 그나마 박서준, 수지, 아이유, 소희, 손현주, 김다솜, 박경리 등 카메오를 찾는 즐거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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