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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50대 이상의 여배우들,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

<베아트리스 앳 디너>

수십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회자된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50대 이상의 여배우는 메릴 스트립뿐이다.” 50대 이상의 여자배우가 주인공이나 비중 있는 조연을 맡는 경우는 드문 데다 대부분의 배역이 한정된 배우에게만 돌아갔던 세태를 꼬집는 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올여름 시즌의 할리우드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여배우들이 큰 활약을 펼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작품은 패티 젠킨스 감독의 <원더우먼>이다. 갤 가돗이 연기하는 ‘원더우먼’ 다이애나의 어머니 히폴리타 여왕 역의 코니 닐슨(51)과 안티오페 장군을 연기한 로빈 라이트(51)가 젊은 여전사들과의 대결에서 뒤지지 않는 액션과 카리스마를 선보여 큰 화제가 됐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56)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작품에서 이반카 트럼프에게 영향을 받은 캐릭터를 선보인 스윈튼은 <옥자>에 제작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데브라 윙거(62)와 다이앤 레인(52)은 각각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더 러버스>에서 윙거는 사랑이 식은 50대 부부가 각각 외도를 하며 이혼을 준비하던 중에 다시 남편과 사랑에 빠지는 여성을 그려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엘리너 코폴라 감독의 <파리 캔 웨이트>에서 레인은 비즈니스로 분주한 남편 대신 남편의 지인과 프랑스 칸에서 파리로 자동차 여행을 즐기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인생의 즐거움을 다시 찾는 여성으로 나온다. 드라마 장르의 영화로는 샐마 헤이엑(50)이 출연한 <베아트리스 앳 디너>와 니콜 키드먼(50)의 <매혹당한 사람들>을 꼽을 수 있다. 여성제작자들이 대거 참여한 <베아트리스 앳 디너>는 백인 부호들의 디너 파티에 예의상 초대된 남미계 홀리스틱 의학자인 베아트리스가 돈과 여자 외에는 관심이 없는 백인 부호들을 상대로 대화로 맞짱을 뜬다는 이야기다.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매혹당한 사람들>에서 키드먼은 학생과 교사를 통솔하는 강인한 교장으로 출연해 벌써부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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