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튜브 레드’에 가입했다. 간단히 말해 월 7900원을 내고 광고없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서비스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이렇게 쾌적해지다니. 자연스레 유튜브 사용시간도 늘었다. 요즘 나의 우주는 유튜브다.
특히 좋아하는 뮤직비디오를 즐겨찾기해놓고 틈날 때마다 보고 있다. 투팍(2Pac)의 <To Live & Die in L.A.>도 그중 하나다. 제목에서 이미 느껴지듯 이 노래에서 투팍은 LA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한다. 하지만 제목에 ‘Die’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뮤직비디오에 비장미 같은 것이 서려 있진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투팍은 몇몇 여성과 LA 곳곳을 ‘드라이브’한다. 긴장감 같은 것은 전혀 없다. 대신에 바다, 햇살, 어울림, 웃음, 장난 등이 이어지며 여유로움과 평안함을 안긴다. 그리고 이 느낌이야말로 내가 이 뮤직비디오를 아끼는 이유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 뮤직비디오가 현실의 LA를 온전히 대변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멕시코인이 없으면 LA가 아니지/ 검은 사랑, 갈색 자존심, 다시 합쳐져야 해” 같은 구절은 흑인과 멕시코인의 갈등이 현실에 존재함을 방증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구절은 현실에 사랑을 퍼뜨렸다. 아직도 유튜브에는 이런 댓글이 남아 있다. “투팍은 우리 멕시코인에게 사랑을 표한 유일한 래퍼야.” 또 다른 댓글도 잊을 수 없다. “힙합 뮤직비디오는 여성을 창녀처럼 대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난 늘 이 뮤직비디오를 보여줘.” “방금 11살 된 손자에게 이 뮤직비디오를 보여줬어. 이런 게 좋은 음악이라고 말이야.” 이 뮤직비디오는 1996년 7월 23일 ‘천사의 도시’에서 촬영했다. 그로부터 50일 후, 투팍은 거짓말처럼 천사의 도시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