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재팬’(X JAPAN)은 1982년 일본에서 결성된 이래 강렬한 음악과 멤버들의 독특한 개성으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린 세계적 록밴드이다. 비록 핵심 멤버였던 히데와 다이지가 사망하고, 멤버들간의 불화로 활동을 중단하는 일도 있었지만 엑스재팬은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엑스재팬의 리더인 요시키를 중심으로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그린 다큐멘터리 <위 아 엑스>는 <시네마니아>(2002) 등의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스티븐 키작 감독의 작품이다. 잘 알려져 있듯 엑스재팬과 관련한 이야깃거리가 많다. 수많은 열성팬을 만들어냈던 전성기 시절의 인기는 그 자체로 주목할만한 사회현상이었으며 히데, 요시키, 도시, 다이지 등에게는 쉽게 정리하기 힘든 극적인 개인사가 있었다. 키작 감독은 엑스재팬의 이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면모를 하나씩 꼼꼼히 설명하는 한편, 이를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묶으려 한다. 멤버들이 긴 시간 동안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계속 함께 무대에 오르는 건 그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멤버들의 가슴 아픈 과거 이야기와 진통제를 맞으며 무대에 오르는 현재의 모습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이러한 연출은 결국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다. 비록 기회가 올 때마다 ‘명대사’를 읊는 요시키 특유의 나르시시즘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이마저도 엑스재팬만의 독특한 개성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보고 난 후의 감상은 저마다 다르더라도 엑스재팬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