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제목만 보면 2013년 개봉한 <오즈의 마법사: 돌아온 도로시>의 속편인 것 같지만 스토리나 그림체가 연결되진 않는다. <오즈의 마법사2>는 고전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한 또 하나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서쪽 마녀의 충실한 부하, 날개 달린 원숭이가 주인공이다. 원숭이 윌리(스티브 스테일리)는 날쌔고 힘센 여타 원숭이들과 달리 몸집도 날개도 작다. 그만큼 용기와 자신감도 부족하다. 어느 날 변덕스러운 서쪽 마녀의 저주로 윌리의 아빠가 한순간 닭으로 변해버린다. 윌리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착한 마녀 글린다를 찾아간다. 하지만 글린다는 호기심 많은 마법사 개비의 실수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참이다. 윌리와 개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메랄드 시티의 세 지도자, 겁쟁이 사자와 양철나무꾼과 허수아비를 찾아간다.
<오즈의 마법사2>에서 도로시는 에메랄드 시티를 지켜낸 마을의 영웅으로, 동상으로만 잠깐 나온다.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한 다수의 콘텐츠가 도로시와 그 친구들의 자아 찾기를 다루는 것과는 다른 지점이다. 주인공이 길 위에서 새로운 이들과 끝없이 관계를 맺어나가고 모두가 각자의 한계를 돌파하는 대단원만큼은 닮아 있다. 다만 원작의 중요한 캐릭터들을 작품에 모두 반영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다. 모험의 목적이 점차 희미해지고 너무 많은 이해관계와 사연들이 나온다. 작고 동글동글한 캐릭터 디자인 또한 다른 실사 및 애니메이션 영화들과 비교해 아쉽다. 특유의 오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사라져버린 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