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청년이라는 말은 이만저만 오염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계급문제, 노동문제, 젠더문제를 청년이슈로 뭉뚱그려버리는 일이 드물지 않다. 청년문제라고 말해버림으로써 이 모든 것이 ‘지나갈’ 것처럼, 착시효과를 만들어낸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청춘이 지나면 아프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망가진 나라의 청년 생존썰’이라는 부제가 달린 <미운 청년 새끼>는 <CAMPUS CINE21> 기자 김송희와 <월간 잉여> 편집장 최서윤, <계간 홀로> 발행인 이진송이 함께 쓴 대한민국 청년 이야기다. 서문에서, 대학생 10명이 대답한, 스스로를 정의하는 세대 명칭은 이 책이 하려는 이야기를 잘 보여준다. 피곤 세대(사는 게 피곤해서), SNS 세대 같은 말이 있는가 하면, ‘세대’라는 묶음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있었다고 한다. 세대론을 통해 ‘청년’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가장 후려치게 되는 ‘정치’에 대한 챕터와 통학하는 시기부터 반려동물, 임대주택 같은 문제를 두루 생각하게 되는 ‘주거’에 대한 챕터는 이 책의 백미. 책 초반에 저자 셋이 대담을 나눈 부분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