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몰랐던 올해의 수상 소감이 여기 있다. 지난 2월25일, 제32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10대 한국계 미국인 남성의 섹슈얼리티를 탐구하는 앤드루 안 감독의 영화 <스파 나이트>(Spa Night)가 존 카사베츠상을 수상했다. 앤드루 안 감독의 수상 소감도 화제가 됐는데, 그는 “이민자, 모슬렘, 여성,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게이 등 소외된 계층을 지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며 “영화는 편견과 억압으로부터 우리가 이 위대한 나라의 일원이란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도구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존 카사베츠상은 제작비 50만달러 미만의 저예산영화를 대상으로, 미국 독립영화의 전설 존 카사베츠 감독의 업적을 기리는 상이다. 이를 수상한 <스파 나이트>는 LA 한인타운을 배경으로, 게이 청년 데이비드(조 서)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가족과 친구들 사이의 갈등을 밀도 있게 그린 작품이다. 영화에는 그가 미국에서 게이이자 동포 신분으로 살아가면서 느꼈던 현실 문제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앤드루 안 감독에 따르면 처음 영화를 기획할 당시에는 게이 정체성 문제에만 집중하려다 한인 2세로 살아가는 문제 역시 등한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전체 주제를 확장해 지금의 영화가 완성됐다고 한다. 지난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되어 영화에 출연한 연극배우 김혜리, 조연호 등과 한국 관객을 만나기도 했던 앤드루 안 감독은 당시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더욱 다양하게 소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들려주기도 했다. <스파 나이트>는 최근 넷플릭스, 아이튠즈, 아마존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