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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고전적 모던함 - 니아, <Hurt You First>

레이디 가가처럼 ‘이상한’ 매력의 소유자에게 끌리기도 하지만 때론 고전적인 게 좋다. FKA 트위그스처럼 4차원으로 몸을 휘감은 캐릭터도 좋지만 샬롯 갱스부르처럼 유럽풍의 우아함에 끌릴 때도 있다. 후자 취향이라면 니아에 주목해보면 어떨까. 니아는 신곡 <Hurt You First> 뮤직비디오에서 단조로운 검은색 의상을 입고 미술관 같은 흰색 벽 앞에 앉아 신문을 읽는다. 깔끔하게 넘긴 머리와 커다란 귀고리에선 심플함과 화려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뿌연 재즈 무드를 가진 보컬이지만 노라 존스처럼 마냥 달콤하지 않고 어둠과 슬픔이 배어 있다. 성숙함이 물씬 풍긴다. 템포와 사운드도 느릿하고 몽롱해 자극적이기보다는 여유롭다. 샤데이나 제시 웨어를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마냥 고전적이지 않다. 유럽 흑백영화 같은 무드 아래로 감각적인 힙합 비트와 전자음 베이스가 흐른다. 니아는 퓨지스의 멤버 와이클리프 진의 2007년 히트곡 <Sweetest Girl>에 보컬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하이힐이 어울릴 것 같은 옷을 입고 거리의 음악을 만든다. 도도한 목소리 못지않게 비트와 신시사이저가 도드라진다. 니아는 어렸을 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으며 재즈를 공부하기도 했다.

음악과 비주얼 컨셉이 이토록 멋지게 어우러지는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를 오랜만에 만났다. 도도한 고전미에 푹 빠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동시대의 음악을 흡수한 모던함까지 갖췄으니 이보다 스타일리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