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작가로 활동했던 나현 감독의 데뷔작 <프리즌>은 범죄의 소굴인 교도소에서 수감자들끼리 벌이는 권력 싸움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의 중요한 설정 중 하나는 누구도 교도소 밖을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많은 감옥 소재의 영화들이 주로 탈옥을 주제로 하고 있는 반면, 이 영화는 거꾸로 장소를 옮겨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실제 교도소에서 실제 수감자들이 벽에 그린 낙서를 보며 찍었다는 <프리즌>은 어떤 영화일까.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배우 스스로 연기의 한계를 넓혀나가고 있는 김래원과 한석규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수감복을 런웨이에서처럼 걸치는 데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오직 서로를 물고 뜯고 권력의 꼭대기에 올라서는 게 삶의 목적인 사람들이다. 어둠이 장악한 교도소의 차가운 콘크리트 벽처럼 굳세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래원과 한석규의 새로운 도전, <프리즌>을 만나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