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고 명석하며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히든 피겨스>의 메리 잭슨을 연기한 저넬 모네이는 152cm의 작은 체구임에도 강인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 판사 앞에서의 스피치는 가히 오스카 클립으로 쓰일 만한 위엄이 있으며, “어떻게 백인 남자한테 추파를 던지냐”는 친구에게는 “그게 평등권이야, 인종을 왜 신경 써야 해?”라고 되묻기도 한다. 메리 잭슨은 실제 저넬 모네이와 닮아 있다. 저넬 모네이는 “우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대우에 대해 계속해서 말해야 하고, 연대해야 한다. 흑인에게 정의롭지 못한 것이면 모두에게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그는 강인함만큼 자애로움도 지녔다. <문라이트>에서 후안이 떠난 뒤에도 한결같이 샤이론을 돌봐주는 테레사 역할을 맡은 그에게선 성숙한 성인 여성이 주는 신뢰가 묻어난다. 테레사 역시 저넬 모네이의 한 일면이다. “나는 샤이론, 후안, 파울라 같은 이웃과 가족들 속에서 자랐고, 나는 실제 내 삶에서도 테레사의 역할을 했다. 내 가족과 친구들은 언제든 내게 어깨를 기댈 수 있었다.” 오롯이 선 당당함, 그리고 언제든 어깨를 내줄 수 있는 자애로움. 2016년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탄 <문라이트>와 후보에 오른 <히든 피겨스>에 동시에 출연한 저넬 모네이의 매력이다.
스크린에서는 혜성같이 떠오른 신인이지만, 가수로서 그녀는 이름을 널리 알려왔다. R&B, 네오 솔, 펑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그는 미니멀한 슈트 차림에 잔뜩 부풀린 쇼트커트가 시그니처인 개성 있는 뮤지션이다. 그래미 어워드에 총 6번 노미네이트된 그는 《The ArchAndroid》 《The Electronic Lady》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앨범의 특징은 영화 같은 세계관을 가졌다는 것이다. 저넬 모네이는 “나는 단순한 가수가 아닌 스토리텔러이고,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잊히지 않는 방식으로 말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이제 노래 말고도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또 다른 방법을 찾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