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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다양한 감정을 담은 눈빛 - <러빙> 루스 네가
장영엽 2017-02-24

배우 루스 네가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그녀의 눈망울이다. 어떤 악의도 찾아볼 수 없는, 맑고 깊은 눈. 루스 네가의 눈매는 제프 니콜스의 신작 <러빙>의 드라마를 납득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일조한다. 백인과 흑인의 결혼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1960년대의 미국 버지니아주, 백인 남자 리처드 러빙과 사랑에 빠진 밀드레드는 그녀가 어떤 일들을 경험하게 될지 알지 못한다. 한밤중에 불현듯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와 부부의 아늑한 보금자리를 위협하는 백인 경찰에 대한 공포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남편에 대한 애틋함,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고 인종차별에 맞서겠다는 결연함. 이처럼 다양한 맥락의 감정들이 루스 네가의 얼굴에 떠올랐다 사라진다. 실존 인물인 밀드레드 러빙이 조용하고 차분한 여성이었던 까닭에 무척이나 절제되고 섬세한 결의 연기를 보여줘야 했던 루스 네가에게,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듯 보이는 그녀의 눈매는 강력한 감정의 힘을 실어준다.

루스 네가는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 네살 무렵 아일랜드로 이주했고, 20대 초반에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했다. 에티오피아인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를 둔 경험이 <러빙>의 밀드레드를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러빙>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루스 네가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다. 마블의 TV시리즈 <에이전트 오브 쉴드>와 영화 <퓨리> <월드워Z>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등에 출연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고 미국 노예제도를 다룬 <노예 12년>에 출연했지만 통편집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발견될 보석이었다. 루스 네가라는 재목을 알아본 이는 아일랜드 감독 닐 조던이었는데, 그는 아일랜드의 연극 무대와 단편영화 현장을 오가며 작업 중이던 루스 네가의 연기를 본 뒤 <플루토에서 아침을>의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해 그녀를 출연시켰다고 한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태도,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는 제프 니콜스의 평대로, 이미 준비된 배우였던 그녀의 이름을 우리는 더욱 자주 듣게 될 것 같다.

영화 2016 <러빙> 2016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 2015 <아이오나> 2013 <월드워Z> 2012 <퓨리> 2005 <고립> 2005 <플루토에서 아침을> 2004 <캐피톨 레터스> 드라마 2016 <프리처> 2013 <에이전트 오브 쉴드> 2012 <시크릿 스테이트> 2011 <셜리> 2010 <미스피츠> 2010 <러브/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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