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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나를 꿈꾸게 하는 - <파이널 판타지6> O.S.T

나는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음악, 영화, 농구, 애니메이션, 만화, 비디오게임 등 갖가지 취미를 즐긴다. 그중에서도 비디오게임은 특별한 존재다. 지금도 10종류가 넘는 콘솔/휴대용 게임기를 소장하고 있고, 내 방에는 오락실 게임기도 있다. 우리 집에 오는 사람들은 늘 똑같은 말을 한다. “집에 오락실 게임기 있는 사람 처음 봤어요.”

만약 누군가 내게 인생 최고의 게임을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대답할 수 있다. <파이널 판타지6>이다. 1994년 4월2일, 용산전자상가에서 14만원 주고 구입했다. 물론 엄마 돈이다. 이 게임은 당시 여러모로 혁명적이었다. 슈퍼패미콤의 한계를 극복한 그래픽, 감동적인 스토리, 마음을 빼앗는 캐릭터. 무엇보다도 나는 이 게임의 ‘사운드트랙’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이상한 일이다. 이등신 캐릭터와 2D 화면이 뭐라고 그렇게 감격에 젖었던 걸까. 확실한 것은 사운드트랙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점이다. 특히 주인공 티나가 눈 덮인 산을 올라가는 오프닝에 흐르던 메인 테마는 아마 저승에서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비디오게임 사운드트랙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우에마쓰 노부오가 총지휘한 이 앨범은 그 자체로 뛰어난 오케스트레이션이자 인스트루멘털 작품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추억보정 없어도 이 앨범은 명작이다. 게임과 함께 말해도 그렇고, 음악만 따로 말해도 그렇다. 나는 아직도 이 앨범이 현실에 닳아가는 나를 계속 꿈꾸게 해준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CD 3장으로 구성된 앨범은 일본 야후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좋은 건 널리 나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