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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옛날을 푸르게 회상하다 <다방의 푸른 꿈>
김수빈 2017-01-25

1960년대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한국 가수가 있다.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가수 이난영의 딸 숙자와 애자, 조카 민자로 구성된 그룹 김시스터즈다. 이들은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만 출연하던 TV쇼 <에드 설리번 쇼>에 20번 넘게 출연하고 앨범까지 발매하며 미국 땅에서 10년 넘게 사랑받았다.

<다방의 푸른 꿈>은 한류의 시초로 불리는 그룹 김시스터즈의 일대기를 다루는 동시에 일제강점기부터 전후까지 한반도 대중음악사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한반도 대중음악사의 시작을 연 오케레코드사와 조선 악극단의 사연을 중심으로 이난영, 김해송, 이철 등 주요 음악인과 기념비적 곡들에 대한 사료가 자유롭게 제시된다. 대중음악계 전반을 향하던 시선은 김시스터즈의 결성 시점에 다다르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에게로 초점을 옮겨간다. 이들에 관한 자료는 미국 활동 당시의 무대 영상이 주를 이룬다. 세 멤버의 개성은 무대 위에서의 표정, 제스처, 악기 구성, 선곡 전반에서 묻어난다. 작품은 김시스터즈의 전성기에 중심을 두고 그룹 이후의 삶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내진 않는다. 다만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고 남편과의 노년을 즐기는 민자를 통해 이들이 화려한 삶을 벗어나 소박한 일상으로 연착륙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다. 김시스터즈의 곡을 포함해 러닝타임 동안 32곡의 한국 가요와 팝송들이 재생된다. <다방의 푸른 꿈>은 이난영의 남편 김해송이 작곡하고 이난영이 부른 1930년대 곡 이름으로, 김시스터즈의 가족과 밀접할뿐더러 흘러간 옛날을 푸르게 회고하는 가사 또한 영화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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