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올해 9월 방영을 시작하는 <ABC>의 새 TV시리즈 <인휴먼스>가 TV 방영에 앞서 아이맥스 극장에서 공개된다. 마블 코믹스 원작의 <인휴먼스>는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으로, 아이맥스는 <인휴먼스>의 첫 에피소드 2편을 80분 길이로 편집한 극장판 상영을 계획했다. 본격적인 TV 방영 시작 전에 아이맥스 극장 체인을 통해서 독점적으로 2주간 상영한다.
대형 스크린에서 TV시리즈의 프리미어를 여는 것은, 할리우드에서는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미 상영된 에피소드를 팬이벤트 차원에서 재상영한 경우는 있었다. 2015년 초, 아이맥스는 205개 스크린에서 <왕좌의 게임> 시즌4의 마지막 에피소드 2편을 상영했다. 이미 방영된 에피소드인 데다가 다시 보기를 할 수 있었는데도 이 이벤트 상영을 통해 200만달러 가까운 매표 수입을 거두었다. 이외에도 <셜록> <닥터 후>와 같이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TV시리즈들이 비슷한 이벤트를 통해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스크린으로의 외유가 TV시리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8일 열린 미국 대통령 선거일에 AMC 극장 체인은 <CNN>과 손잡고 공화당과 민주당 투표자들이 각각 다른 상영관에서 개표방송을 관람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이처럼 TV시리즈는 물론 스포츠, 오페라, 게임, 콘서트 실황 등이 기존의 홈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벗어나 함께 즐기는 형태의 오락으로 변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를 더욱 자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TV시리즈를 홍보하는 마케팅 효과 외에도 극장에서 비수기에 관객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이맥스의 리처드 L. 겔폰드 대표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TV로 흡수된 지금, 다시금 그들을 스크린으로 불러오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