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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 일지의 ‘<국제시장> 보수, 애국’ 코멘트에 대한 국회의원과 영화인들의 해석
정지혜 씨네21 사진팀 2017-01-23

씨네21 최성열

김종대 정의당 의원

<국제시장>의 덕수(황정민)와 영자(김윤진)가 부부싸움을 하다 말고 <애국가>가 나오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 그 장면을 본 박근혜 대통령이 ‘굉장히 애국적인 영화’라며 칭찬한 걸로 안다. 정권의 애국 개념으로 문화계 헤게모니를 바꾸겠다는 의도다. 애국주의 고취용으로 전쟁영화만 한 게 없다. 국가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유도하는, 극적인 효과가 상당하니까. 북한이 항일독립투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만든 이유와 같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제시장> 개봉 당시 초·중·고 학생들의 무료 관람을 진행하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의 블랙리스트의 압박 속에서 나온 일이더라. 박정희 정권은 국민들의 머리 스타일까지 규제하며 사생활을 통제했고 금지 가요와 계몽영화까지 만들었다. 그 연장선이다. 정부가 모든 사안을 이념 대결로 봤고 대통령의 통치권을 국민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썼음이 드러났다. 영화에까지 그 방식을 활용했으니. 히틀러를 흉내냈다. ‘늦었지만’ 이런 부분을 엄중히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

한겨레 김종철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치가 프로파간다 목적으로 영화를 이용한 것과 흡사하다. 정통성이 약하고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하는 지도자들의 영화 이용 방식이다. CJ그룹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칼만 안 들었을 뿐 도둑질을 한 거다. CJ가 알아서 고개를 숙인 것도 물론 있다. 정부가 압력과 배제의 방식을 자유시장에까지 행사한 거다. 문화예술은 인간의 상상력의 영역인데 그걸 권력으로 재단하려 했으니. 그 어떤 정권에서도 있어선 안 될 일이다.

국회사진기자단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개인이 개별 영화를 품평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가의 비서실장이 공식 석상에서 하는 평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문화예술 정책 지원과 행정의 기준을 세우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화·예술계의 행정적 지원을 왜곡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부적절 행위 이상의 범죄다. 특검을 통해 이 모든 게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문화·예술계에서 보수적 성향을 가진 건 애국이요, 옳지만 독재에 싸우는 문화예술은 옳지 않다라니. 박근혜 대통령이 손경식 CJ 회장과 독대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문화를 경도하려 했다. 전 국민을 보수 우경화하려는 위험한 시도다.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이 자신을 무한 복제한 뒤 그걸 절대 선이라 생각한 것과 뭐가 다른가.

씨네21 손홍주

심재명 명필름 대표

그들이 생각하는 ‘좌파영화’를 원천봉쇄했다. 정부가 나서서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의 상영을 저지했다. <다이빙벨>의 배급사인 시네마달에 내사를 지시했고 영화를 상영한 영화관에 영진위 지원금을 배제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려는 영화인들의 싹을 자르려 한 게 가장 큰 문제다.

씨네21 최성열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의 틀에 맞으면 좋아하고 틀에 맞지 않으면 화를 내왔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명량> <국제시장> 모두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제작된 기획영화들인데 말이다. 정부는 민간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정무적 판단 그 이상의 내용에까지 개입해서는 안 된다.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정권이 하던 짓과 뭐가 다른가. 국회 청문회에 나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보라. 얼마나 비굴한가. 분노조차 아깝다. 하루빨리 이들을 처벌하라.

씨네21 손홍주

안영진 미인픽쳐스 대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정부가 나서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특정 작품을 지원, 배제한 건 후진성을 넘어선 야만적 작태다. 천박하고 유아적이다. 정권이 불편해할 영화는 아예 만들지 못하도록 통로를 막은 거다. 제1 금융권인 IBK기업은행에서 <연평해전> <인천상륙작전>에 투자한 것도 말이 안 된다. 자본으로 검열한 거다.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를 평가했다는 게 허탈하고 처참하다.

씨네21 손홍주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

위정자들이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수준이 드러났다. 기준도, 명분도, 원칙도 없는 제왕적 사고다. <명량> <국제시장>을 만든 영화인들이 반편향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가 공격할 대상은 분명하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박근혜 정부다. 문화예술을 정권의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

씨네21 백종헌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

이 정부가 보인 단 하나의 일관성이 있다. 박정희, 박근혜와 관련된 건 좋은 것, 칭찬하고 미화해야 할 것이고 그외는 다 나쁘다는 식이다. 진보, 보수 등 이데올로기적 구분조차 필요 없다. 거의 광신도 수준이다. 이것이야말로 국가권력의 사유화다. 유사 파시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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