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는 가운데, 영화인 1천명이 영화계 내 비리청산을 촉구하고 나선다. 이번 영화인 1천명 연대 서명의 요구는 네 가지다.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주도한 블랙리스트를 배제시키기 위해 영화진흥사업을 편법으로 운영한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사퇴”와 “청와대의 지시에 의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정치적으로 탄압한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퇴”,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시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과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수사 요청” 그리고 “김세훈 위원장이 주최하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밤’ 행사 기획을 중단할 것”이다. 이번 서명을 받고 있는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영화단체가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화인들 한명, 한명의 항의표시 또한 필요하다”라며 기획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서명 링크를 오픈한 지 2시간 만에 300명이 참여했다”며 1천명의 서명을 모아 “기자회견 형식으로 영화인들의 뜻을 전달하려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부터 영화계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동자들을 고발해왔다. 2016년 12월12일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7개 영화단체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 서병수 부산시장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주동자들에 대한 고발장을 특검에 제출했으며, 12월23일엔 8개 영화단체가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과 박환문 사무국장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부산고등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에 힘입어 지난 1월12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등이 구속됐고, 지난해 구속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까지 문화예술을 총괄하는 청와대와 문체부, 산하기관과의 연결고리가 밝혀졌으나,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영화인 1천명 연대 서명 기간은 1월18일부터 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