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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진행되는 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 <공조>
장영엽 2017-01-18

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가 서울에서 진행된다. 북한의 전직 특수부대 요원 차기성(김주혁)이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해 남한으로 잠적했기 때문이다. 동판을 빼앗기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은 제 손으로 차기성을 처단하기 위해 남한행을 택한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이다. 한편 코앞에서 범인을 놓쳐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로 정직 처분을 받은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는 엉겁결에 이 공조수사에 합류하게 된다. 북한과 따로 은밀하게 사건을 수사하려는 상부에서 림철령의 밀착 마크를 위해 강진태를 붙인 것이다. 모든 것을 걸고 남한에 내려온 북한 형사와 어떤 상황에서든 제 먹고살 길이 우선인 남한 형사의 파트너십이 순조로울 리 없다. 이들이 티격태격하는 도중 차기성의 행적이 발견된다.

북한을 소재로 한 수사물 장르의 영화는 그동안 종종 있어왔다. 가장 가까운 작품으로는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공유)의 추격전을 다룬 <용의자>(2013)가 있고, 남북 출신의 요원이 등장하는 버디 무비로는 송강호와 강동원이 각각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으로 출연했던 <의형제>(2010)가 떠오른다. 그러나 하나의 뚜렷한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이들 영화와 달리 두 주인공의 동상이몽을 조명하는 <공조>는 한층 가볍고 밝은 느낌의 영화다. 수사하는 장면보다 대사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유해진과 과묵하게 격렬한 액션에 임하는 현빈의 모습에서 유추할 수 있듯 각각의 캐릭터가 맡은 역할이 확실하고 그 다름으로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순간들이 이 영화에는 종종 있다. 하지만 코미디와 드라마, 액션이 매끄럽게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은 부족하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만끽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드라마가 뒷받침되지 않는 액션은 설득력을 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여겨봐야 할 점이 있다면 이태원, 충무로 등을 배경으로 한 도심에서의 활극이다. 마치 안전장치를 담보한 것처럼 다리에서 도로로, 옥상에서 지상으로 스스럼없이 뛰어내리는 <공조>의 액션 시퀀스만큼은 통쾌하고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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