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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갖춰진 시스템 안의 속을 채워갈 것
이예지 사진 최성열 2017-01-11

최재원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 대표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이하 워너)은 창립작 <밀정>으로 한국 영화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해외 직배사 로컬 프로덕션이 시행착오도 없이 매끄럽게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최재원 대표의 공이 크다. 제작사 아이픽쳐스와 바른손필름, 투자·배급사 NEW의 공동대표를 거쳐 제작사 위더스필름에서 <변호인>을 만들어낸 최재원 대표가 나서 해외 메이저 직배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장벽을 낮췄고, 워너는 자본력과 유연한 기획개발 시스템,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열려 있는 태도로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라인업은 박훈정 감독의 <V.I.P.>, 이정범 감독의 <악질경찰> 등 4~5편이 대기 중이다. 두 번째 작품인 <싱글라이더>의 2월 개봉을 앞둔 최재원 대표와 나눈 대화를 전한다.

-2016년은 워너가 창립작 <밀정>으로 75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산업에 무사히 안착한 해였다.

=러키했다. (웃음) 첫 작품으로 김지운 감독을 만날 수 있었고, 워너브러더스 본사가 한국 영화산업의 제작 방식과 업무 프로세스를 존중하고 따라준 덕에 순조롭게 작업이 가능했던 것 같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하고 한국영화계에서 의미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였는데, 어느 정도는 이룬 것 같다.

-지난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직배사 워너와 폭스가 <밀정>과 <곡성>으로 선전하며 기존 4사 구조의 시장 판도에 변화를 줬다. 시장 질서에 건강한 긴장감을 주고 싶다고 인터뷰한 바 있는데, 어땠던 것 같나.

=글쎄, 긴장들을 하셨을까. (웃음) 평가는 업계의 몫이겠지만 제작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은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2월에 이주영 감독의 <싱글라이더>가 개봉한다. <밀정>과 달리 20억원의 중저예산 영화이자 신인감독의 데뷔작인데, 두 번째 작품으로 과감히 선택했다.

=워너브러더스 자체가 다양한 작품을 기획 및 개발하는 데 적극적이고 열려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고 싶어 하더라. <싱글라이더>는 시나리오가 유니크하고 좋았다. 이병헌 같은 배우들이 먼저 참여 의사를 보였을 정도다. <밀정>과 <싱글라이더>는 양극단에 있는 작품인데, 그 스펙트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을 차차 채워나가려 한다.

-워너는 신인감독의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었다. 새로운 아이템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현재 신인감독들의 프로젝트 서너개를 개발 중이다. 워너는 단순한 투자·배급사가 아니라 제작을 할 때 힘을 보태주는 파트너 역할을 하고, 나 역시 제작자 출신이다보니 신인감독이 장편영화를 할 때 부족한 것들을 메워가면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우리가 직접 발품을 판다. 영화제를 다니고 입소문에 귀를 기울이며 회자되는 감독들을 미팅하고, 기획한 작품들을 검토한다. 두 번째로는 내부에서 준비하는 아이템에 맞는 감독을 섭외한다. 워너브러더스의 작품을 한국 버전으로 리메이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17년 라인업으로 <싱글라이더>를 비롯해 박훈정 감독의 신작 <V.I.P.>, 이정범 감독의 <악질경찰>이 잡혀 있다.

=워너는 외화를 포함해 1년에 10개 안쪽의 영화를 배급하니, 그 안에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영화의 수는 많지 않다. 그만큼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올해는 네다섯편 정도를 선보일 거다. 라인업 중 가장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인 박훈정 감독의 <V.I.P.>가 상반기에 개봉할 거고, <악질경찰>은 올해 1/4분기에 크랭크인 예정이다. 액션영화, 코미디, 드라마 등 장르도 다양하고, 예산 사이즈도 다양하다. 시나리오가 좋은 작품들이라 손해는 안 보고 안정적으로 넘어갈 것 같다.

-지난해는 첫 작품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 구축에 공을 많이 들인 한해였을 거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는 데 2년이 걸렸다. 기본 프로세스는 정돈이 된 것 같고, 이제부터는 갖춰진 시스템 안의 속을 채워야지. 창작을 최대한 지원하고,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숫자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관객에게 좋은 영화로 다가가고 싶다. 산업적으로는 프로덕션들이 워너랑 일해보니 참 좋더라라고 말할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7년 타사 기대작

쇼박스의 <택시운전사>. 송강호 배우가 선택하는 영화는 늘 궁금하다. 현 시국과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또 한 번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지 않을까. CJ의 <군함도>는 워낙 고생하며 찍은 게 업계에 소문이 나서 스케일과 스펙터클 면에서 무척 기대가 된다. 배우들이 막판엔 먼저 빨리 죽여달라고 했다니 더 궁금하다.(웃음) NEW의 <강철비>도 기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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