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보내며 2017년을 전망하는 음악을 얘기해야 마땅하겠지만 나는 본래 미련이 많은 성격이다. 머뭇거리며 고민을 거듭했고, 그리하여 얻은 결론은 이 아티스트만큼은 짚고 넘어가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꽤나 후회할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일단 이 글을 읽기를 잠시 멈춘 뒤 바로 이 뮤지션, 마이클 키와누카의 <Love & Hate>를 검색해 들어보기 바란다. 이 음악은 그냥, 듣는 이들에게 직관적으로 가서 닿는 걸작이다. 섬세하고, 우아하며, 강렬하고, 압도적이기까지 한 이 10분짜리 대곡 하나에 매달려 하루를 보냈던 기억을 결코 잊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듯이, 음악은 어쩌면 언어로 형상화될 수 없는 성질의 예술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같은 음악평론가라는 족속들은, 대개 이런 음악 앞에서 자신의 무력감을 느끼고는 한다. 그러나 이 무력감은 슬픔이라기보다는 기쁨쪽에 가깝다. 위대한 음악이 아직도 써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쁨, 그리하여 내가 비록 한줌의 언어로 이것을 표현할 수 없어도 필사적으로 어떤 핵심에 접근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오는 기쁨.
몇년 전 <더 라스트 오브 어스>라는 게임이 발매되었을 때, 나는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플레이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소망을 피력한 바 있다. <Love & Hate>도 마찬가지다. 이 곡을 꼭 한번 들어봤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다. 나를 한번만 믿고, 당신의 소중한 10분을 이 음악에 선물해보라. 참고로 이 곡 다음에 이어지는 <Black Man in a White World>도 끝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