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트위터 농담이 있다. … 아니다. 사실 농담은 아니다. 다들 진지하다. 타임라인에는 늘 누군가가 웃긴 고양이, 예쁜 고양이, 애교 있는 고양이, 카리스마 있는 고양이, 자는 고양이, 우는 고양이, 새끼 고양이, 나이 든 고양이 사진을 올리거나 리트윗하고 있다. 고양이에 대한 화제가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길냥이 두 마리의 집사임을 밝힌 뒤 새삼스럽게 트위터 스타가 되었다. 고양이는 출판계에서도 시장이 확장일로에 있는 드문 영역 중 하나다. 12월 신간 릴리즈를 보면 매주 한권의 페미니즘 도서와 한종의 고양이 관련 책이 출간된다.
소설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는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시기에 도달한(일도 안 풀려 가족은 사고쳐,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애인은 바람을 피워) 주인공이 “나 좀 들여보내줄래?”라는 고양이의 말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식의 ‘일과 사랑, 사랑과 일’ 사이에서 무한고민을 반복하는 사이에 나이를 한살 더 먹고 삶의 계단을 하나 더 쓱 올라서는 것은 어떻게 가능해지는 것일까. <고양이는 내게 행복하라고 말했다>는 자아존중감의 화신인 듯한 고양이가 주인공에게 말을 걸어오면서(부정적인 나와 긍정적인 나의 대화처럼 보이기도) 하루 더 살아갈 힘을 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고양이 시빌은 거의 요다처럼 세상을 달관한 캐릭터다. “너조차도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 그랬어. 너도 너를 못 믿는데 어떻게 네가 찾는 사람이 너를 믿어주겠니.”
<그림이 야옹야옹 고양이 미술사>는 회화 작품 속 고양이를 소재로 한 에세이다. 애초에 호랑이가 고양잇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할 것도 없겠지만, 기원전 1390년경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벽화에 작은 호랑이같이 생긴 (아마도)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대 이집트에 고양이 그림이 왜 많은가. 비가 많이 내려 나일 강이 범람하는 것이 그 일대를 곡창지대로 만들고 문명의 중심지로 키워냈다는 세계사 지식이 연관되어 있다. 흉년을 대비해 창고를 만들어 곡식을 저장했는데, 설치류, 특히 쥐의 도둑질이 큰 고민이었다. 그래서 등장한 쥐 사냥꾼이 고양이었다. “곡식창고를 지키기 위해, 이집트의 왕 파라오는 고양이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밤마다 지정된 곳에 고양이를 데려다 놓았다가 다음날 아침에 찾아가도록 했다. 고양이 주인들은 제 고양이를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고심하던 파라오는 고양이에게 반신 바스테트의 지위를 부여하는 안을 냈다. 이것이 왜 묘안이었을까? 당시 관념에서, 고양이가 반신이라면 그것을 소유할 수 있는 자는 오로지 살아 있는 신 파라오밖에 없었다.” 이집트에서는 고양이 미라와 관도 만들었다.
실용서로 분류할 수 있을 법한 <고양이의 기분을 이해하는 법>과 <고양이와 함께 나이 드는 법>은 반려묘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그리고 쓴 책이다. 핫토리 유키는 도쿄고양이의료센터 원장이자 고양이 친화 병원의 이사라고. <고양이와 함께 나이 드는 법>은 나이 든 인간이나 나이 든 고양이가 서로 어떻게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할지를 다룬다. 병과 노화, 죽음을 대하는 법에 대해. <고양이의 기분을 이해하는 법>에선 고양이에 대한 일반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뚱뚱한 고양이도 뚱냥이라고 불리며 여전한 사랑을 받지만(역시 인간 여자보다 고양이가…), 급격한 체중 증가는 병의 원인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고양이의 비만도를 체크하는 법이 그림과 글로 안내된다. 잘 먹는 데도 살이 빠지면 갑상선 관련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쓰다듬어주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문다면? 그것은 고양이가 짜증을 내고 있다는 신호이니 그만 쓰다듬는 게 좋다. 무한대로 쓰다듬는 것을 무조건 좋아하지 않으므로 다른 일을 하면서 놀아주거나 만지거나 했다가는 혼쭐이 날 수 있다. 스킨십은 어디까지나, 서로의 상태를 봐가면서 하라는 뜻. 다른 생명체와 잘 지내는 법이라는 건 결국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좋은 관계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