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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돈의 움직임을 따라서 - <원라인> 양경모 감독
윤혜지 2016-12-26

한큐에 해결된다. <원라인>(제작 미인픽쳐스, 곽 픽쳐스·배급 NEW)은 모든 것을 속여내 돈을 빌리는, 일명 ‘작업 대출’의 세계를 그리는 하이스트무비다. <원라인>으로 상업 장편영화 연출에 데뷔하는 양경모 감독은 “이야기와 인물이 생동하는, 사람과 돈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을 건드릴, ‘돈’에 관한 영화이기에 “생동감”이 가장 중요했던 모양이다. 감독은 2005년의 시대적 공기를 섬세히 담기 위해 그 당시에 쓰인 소품의 재현과 공간 선택에도 무척 고심했다고 한다.

-제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편집을 마무리했다. 편집 과정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이야기와 인물이었다. 주요 인물이 10여명이나 돼서 시나리오의 방향성을 잘 유지하며 인물들의 균형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야기가 빠르게 전진하면서도 이야기와 인물이 맥락 있게 살아 있는 영화가 되도록 노력했다.

-첫 영화로 <원라인>을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영화관이 반영돼 있을지 궁금하다.

=현실 반영적인 범죄영화를 찾았다. ‘작업 대출’이라는 소재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 고민인, ‘돈’과 ‘대출’이 모두 들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싶었다. 가장 중요한 건 ‘작업 대출’이 실제로,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사기라는 점이다. 여전히 인터넷에는 ‘원라인 대출’이 판치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 ‘왜’ 이런 사기가 생겨나고 번지는지를 영화를 보며 관객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원라인>의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6개월간의 취재 중엔 작업 대출 업자들을 조사하며 그들의 말투와 습관, 대출에 대한 생각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금융권 관계자들을 만나 대출 업무의 전반을 조사했다. 작업 대출 세계와 은행권, 돈과 사람에 대한 생각들이 정리되자 그다음 과정은 쓰는 거였다. 3개월 만에 초고가 나왔다. 일년이 넘도록 스무번쯤 수정을 하고, 그 시기에 미인픽쳐스 곽중훈 대표님의 적극적인 제작 의사 표시로 빠르게 영화화가 진행됐다.

-지금까지의 배우들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민재는 소년처럼 순수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머리가 좋고, 잇속에 밝은 인물이다. 어떻게 해야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여우이기도 하고, 순진한 얼굴로 능청을 떠는 애어른이다. 선악의 경계를 넘나들기에 이야기 안에서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 석구는 민재를 작업 대출 세계로 끌어들이는 스승이고, 선배이자 친구 같은 역할인데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이기도 하다. 둘은 서로를 믿기도 하고 의심도 하며 서로에게 감탄하기도, 실망하기도 한다.

-제14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일출>(2015) 등 전작 단편들과 사뭇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며 새롭게 시도한 것들이 있다면.

=단편을 하는 동안 항상 답을 찾아낸 곳은 연출이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내가 좋은 방식으로 이야기와 인물에 접근하고 있는지, 괜찮은 형식으로 표현해내고 있는지 되물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라인>은 장르의 도식적인 공식이 시선을 잠식하지 않도록 경계했다. 기존 영화들에 기대지 말자고 생각했다. 현장 경험으로 말하자면 세트 촬영이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변에 존재하는 공간, 내가 영화에 담고 싶었던 장소 위주로 촬영했다. 생생하게 숨 쉬는 장소를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synopsis

가난한 대학생 민재(임시완)는 작업 대출계의 신성 석구(진구)를 만나게 된다. 스마트한 두뇌와 매력적인 외모의 민재는 기존의 작업 대출과 다른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며 승승장구한다. 석구는 성장하는 민재의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지만 그의 오랜 사업파트너 지원(박병은)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갈등의 싹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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