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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모태펀드의 ‘외부전문위원’ 명단이 궁금하다

<판도라>

최근 모태펀드(한국벤처투자)의 사전 검열에 대한 기사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내용인즉슨 영화계 ‘돈줄’이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정부에 불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 또는 정부 비판적인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나 감독의 차기작 투자심사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개진하여 투자를 가로막는 일종의 ‘자본을 통한 검열’을 해왔다는 것이다. 피해사례로 지적되는 영화들은 <밀정>(<변호인> 제작사), <택시운전사>(광주민주화운동), <일급기밀>(방산 비리), <판도라>(원자력발전소 폭발) 등이다. 사실 이러한 모태펀드의 영화에 대한 내용적 개입은 영화계 내부에선 알려질 대로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때문에 정권이 불편하게 여길 영화를 기획하면서 ‘투자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어렵게 완성시켜 개봉하고 나서는 세무조사 등의 탄압을 받을까 전전긍긍해왔다. 자본을 통한 사전 검열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내부 검열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상영금지가처분’ 같은 직접적인 탄압보다 표현의 자유를 더욱 훼손할 수 있다.

사전 검열 의혹에 대해 한국벤처쪽은 ‘투자를 결정할 때 불합리한 결정이나 위법 여부를 사전에 막기 위한 정상적인 의사진행’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벤처캐피털에서 영화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모태펀드에서는 외부전문위원들의 해당 작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다고 한다. 투자에 대해 거부권이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모태의 출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벤처캐피털로선 그러한 ‘의견’이 단순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의견을 만들어내는 외부전문위원들의 명단에 업계와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인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고, 그들 대부분은 ‘건국대통령 이승만’이나 ‘1948년 대한민국 수립’ 등의 주장을 해온 정치적 편향성을 띠는 인사라는 점이다. 이들의 입장과 의견이 어떠한 편향성을 가지고 있을지 충분히 예측되는 지점이다.

이 시점에서 궁금해지는 대목은 ‘외부전문위원’들의 명단이다. 어떠한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이 작품에 대해 평가한 의견과 입장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다면 사전 검열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분명해질 것이다. 한국벤처의 주장과 같이 정상적인 의사진행이었으며 투자유치 실패에 따른 보복성 주장일 뿐이라면 ‘외부전문위원’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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