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oice는 2003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결성된 게이 합창단이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의 소모임에서 시작해 정식 합창단이 됐다. 활동 10년째인 2013년 10월. G-Voice는 10주년을 기념하는 합창 공연을 준비한다. <위켄즈>는 이 공연 준비의 전 과정을 담았다. 공연 준비 초창기, 연습실에서 울려퍼지는 멤버들의 화음은 그야말로 들쭉날쭉이다. 주말마다 거듭되는 연습 사이사이로 카메라는 구성원 각자의 사연들을 담는다. 저마다 합창단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합창단 활동에 거는 기대는 다를 수 있겠다. 하지만 이들은 G-Voice라는 “심리적 공동체”에서 안도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위켄즈>는 G-Voice 멤버들 각자의 속사정과 사연을 조명하지만 개개인의 내밀한 삶을 드러내는 데 방점이 찍힌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오히려 무게중심은 ‘G-Voice로서 함께 노래한다’는 데 있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살펴보자. “10년 동안 갇혀 있던 노래/ 너를 위해 준비한 내 커밍아웃/ 내 모습 그대로 세상 그 누구보다 멋진 사랑하는걸.” 가사가 곧 G-Voice 멤버들의 살아온, 사는 얘기다. 영화의 어떤 장면들은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옮겨온 것처럼 보인다. 예컨대 이들의 자작곡이 BGM으로 흐르면 멤버들이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며 리듬에 맞춰 동작을 해가는 식이다. 한편 영화는 G-Voice가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의 결혼식 축하공연 무대, 2014년 퀴어문화축제, 쌍용차 투쟁 현장, 장애여성공감과의 연대의 장, 진도 팽목항 세월호 추모제 등에 참가한 순간들도 기록했다. 성적 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G-Voice는 편견 어린 시선과 혐오감 가득한 위협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사회적 아픔을 겪는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 주말 노래하며 조금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G-Voice의 또 다른 주말을 응원한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파노라마 다큐멘터리 부문 초청)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