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문제로 촉발된 최근 독일 사회의 갈등과 고민은 유머로 승화하기에 녹록지 않은 소재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풍자적으로 담아낸 가족 코미디 영화 <하르트만 가족에게 오신 걸 환영합니다>(Willkommen bei den Hartmanns)가 올 연말 독일영화계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이 작품은 개봉 한달 뒤에도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영화는 각 세대의 여러 유형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종합병원에서 주임의사를 맡고 있는 초로의 가장 리하르트 하르트만(하이너 라우터바흐)과 전직 교사였던 그의 아내 앙겔리카(젠타 베르거)는 뮌헨 부자동네의 고급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앙겔리카는 남편 리하르트에게, 난민에게 세를 주자고 제안한다. 자녀들이 독립한 뒤 더욱 넓어진 집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전을 해보려는 것이다. 노부부는 적합한 난민 세입자를 선택하기 위해 면접을 거쳐 나이지리아 출신의 디알로를 들인다. 그러나 하필 이때 장성한 아들딸이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집으로 들어오면서 해프닝이 일어난다. 아직도 대학에 다니고 있는 30대 초반의 독신 딸, 국제변호사로 잘나가지만 이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아들, 문제아인 12살 난 손자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골칫거리인 이슬람근본주의자, 난민 유입을 반대하는 극우주의자, 이미 몇 세대 동안 독일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 난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68세대 히피 등 오늘날 독일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이 영화 한편으로 만날 수 있다. 세대간 갈등으로 빚어진 연극적 소동이 독일 대중에게 현 세태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언론의 평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는 “우리의 상황을 때맞춰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썼다. 반면 주간지 <디차이트>는 “좀더 신랄하고 강한 코미디 요소가 부족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