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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트렌디한 악인 연기는 처음입니다 - <두 남자> 김재영
윤혜지 사진 백종헌 2016-12-09

<두 남자>의 성훈(김재영)은, 말하자면 ‘비뚤어진 금수저’다. 성훈은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 무엇에 아쉬워한 적이 없고, 사람 부리는 일도 손가락질 한번이면 족하다. 미성년자들을 데려다 성매매와 마약 밀매를 시키면서도 죄책감 따위는 없다. 곁에 있는 사람이 절로 눈치를 보게 만드는 신경질적인 태도, 비열함, 강박적인 권력욕을 지녔다. 그는 익숙한 듯 트렌디한 유형의 악인이다. 영화계엔 거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던 김재영은 놀라울 정도로 성훈의 면면을 호연했다. 첫 악역 연기의 설렘(?)을 아직도 깊이 품고 있는 듯한 신인 김재영을 만났다.

-<두 남자>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성태 감독님이 동명이인 배우 김재영을 검색하던 중 내가 같이 검색이 된 거다. 사진만 보고 성훈 이미지에 맞다고 생각해 회사로 연락을 하셨다고 했다. 나도 잘 모르는, 내 안의 악을 보셨다고 했다. 나는 내가 웃으면 개구쟁이 같고 해맑아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은 웃는 게 무섭다고 하시더라. (웃음) 역할이 강력해서 누가 했어도 주목받았을 텐데 내가 운이 좋았다. 올해 영화가 초청된 부산국제영화제 GV 때 질문도 많이 받았다. 성훈이 <시계태엽 오렌지>(1971)의 알렉스(말콤 맥도웰) 같았다고 말해준 분이 있었는데 그땐 내가 그 영화를 몰라서 멀뚱하게 있었다. 나중에 보니 굉장한 작품이더라. 그 관객에게 고마웠고, 정말 뿌듯했다.

-성훈은 요즘 가장 무섭게 느껴지는 타입의 악인이다. 이른바 ‘싸가지 없는 금수저’인데, 캐릭터엔 어떻게 접근했나.

=몸은 어른인데 정신적으론 그만큼 성숙하지 못한 인간을 생각했다. 제대로 악역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감독님은 다른 걸 참고하지 말라고 하셨다. 아직 테크닉이 많이 부족하니 보고 따라하려고 해도 안 될 거라 하시더라. 다만 <오아시스>(2002)의 종두(설경구)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면 무서울 거라고 설경구 선배님의 연기를 연구해보라는, 그 정도의 얘기만 하셨다. 마동석 선배님은 악의가 없이 악하게 구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으니 더 약하게 하라고, 힘을 빼라고 조언해주셨다. 약자를 모질게 괴롭히고 강자에겐 비굴한 사람으로 표현해보려고 했는데 영화를 보면 그 점은 잘 모르겠더라.

-성훈은 무서운 게 없는 사람 같았다. 물리적으로 밀릴 때나 조금 뒤로 물러서는 거지 진짜 기가 죽는 일은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맞다. 형석(마동석)에게 쥐어터질 때도 그 순간을 회피하려 순하게 구는 것뿐이다.

-현장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건 뭔가.

=민호씨는 아이돌이니까 몸을 잘 쓰고 마동석 선배님도 액션을 잘하는데 나만 잘 못했다. 무술감독님이 성훈이 권투를 배운 캐릭터면 좋겠다고 해서 권투도 배웠는데 거의 써먹지 못했다.

-모델로 데뷔했는데, 처음에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모델로 일할 때 방송 출연을 했는데 막상 내가 화면에 나오는 걸 보니 재밌었다. 다른 일을 더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연기에 관심이 생겼고 <노브레싱>에 출연할 때 아예 모델 일을 접고 연기에 집중하려 했다. 그런데 생계가 힘들어져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가끔 불러주시면 아르바이트하듯 모델 일을 겸했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악역이라 사람들에게 욕먹을 일이 무섭기도 했고 앞으로 일이 잘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에서 남궁민 선배님의 악역 연기가 대중의 호감을 얻는 걸 보고 내 생각이 짧았음을 알았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데, 다니면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다. 여러 유형의 연기를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서다. 실제로 장난기가 많은 성격이라 진지한 역할은 아직 겁난다. (웃음) 작품 들어가면 PD님이나 감독님이 일종의 안전선 같아서 많이 물어보는데, 이제는 점점 거리를 두고 스스로 생각하는 걸 익혀야겠다.

영화 2016 <두 남자> 2013 <노브레싱> 드라마 2016 <마스터-국수의 신> 2016 <뷰티학개론> 2015 <너를 기억해> 2014 <아이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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