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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숲의 판타지 세계가 열린다 <테일 오브 테일즈>
김수빈 2016-11-23

욕망에 휩싸인 세 여인이 있다. 영화의 시작을 여는 건 아기를 갖기 위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왕비(샐마 헤이엑) 이야기다. 왕비는 풍문에 따라 처녀가 요리한 바다괴물의 심장을 먹고 아들을 얻는다. 아이는 같은 날 태어난 처녀의 아이에게 집착에 관심을 보이며 성장한다. 두 번째는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해 젊음을 탐하는 노파와 그 동생의 이야기다. 도라는 우연한 계기로 젊음을 얻는다. 이를 시기한 동생 이마는 도라의 말만 믿고 피부를 깎아내 젊음을 되찾으려 한다. 마지막은 거인에게 잡혀간 공주(비비 케이브)의 이야기다. 공주는 벼룩에 정신이 팔린 아버지를 원망하며 호시탐탐 탈출할 기회만 노린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이탈리아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온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첫 판타지영화다. “욕망에는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 주술사가 왕비에게 건넨 대사가 세 이야기를 관통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선 여성 캐릭터들은 물론, 색욕에 휩싸인 왕, 애완 벼룩에 목매는 왕처럼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캐릭터들은 각자 대가를 치른다. 판타지 장르에 걸맞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이성과 합리의 영역 바깥에 있다. 감독은 시대극과 판타지의 정서를 아우르는 매혹적인 비주얼, 흡인력 있는 내러티브로 욕망에 따르는 파멸의 전경을 일관적으로 묘사한다. 영화의 원작은 바로크 시대 시인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동화모음집이다. 원작의 음울한 정서, 폭력과 호러 요소는 영화에서도 살아 있다. 기괴하게 변주되는 동화의 모티브들은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시선을 잡아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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